나는 매일 일어나서 명상을 한다.
삶이 나아져서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게 아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삶이 나아지는 것이다.
-할 엘로드-
나는 올빼미족이었다. 아침잠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는 게 죽기보다 싫었다.
단 한 번도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준비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월급쟁이를 오래 못했다.
물론 성격 상 남의 밑에서 일을 못하는 것도 있지만, 나는 줄곧 사업으로 돈을 벌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직장생활은 안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미대를 떨어지고 나는 그다음 해에 '치과위생과'에 입학했다. 그냥 어디라도 일단 대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들어갔는데, 졸업을 하고 취업 걱정을 안 해도 될 만큼 전망이 좋은 직업이었다.
치과를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가서 매일 울고불고하면서 출근을 하고, 남의 밑에서 일 못하겠는 이 더러운 성격이 나보다 더 더러운 성격의 치과의사를 만나면서 아주 그냥 떼려 치울 구실이 되어준 덕에 나는 아침 출근이라는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후로 내가 한 일은 젊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옷가게 사장이었다.
그렇게 나는 치과 이후로는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했다. 심지어 옷가게도 느지막이 11시부터 오픈을 했으니.
나는 아이가 학교에 가면 아침을 차려줘야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 부담스러운 사람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치과로 출근하는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 그래서 아이가 입학하는 8살이 빨리 오지 않기를 소망하고 또 소망했었다.
유치원을 보낼 때도 일어나서 아이 준비시키고 남편과 보낸 후엔 어김없이 침대로 다시 들어가 오후가 되도록 잠을 자곤 했다. 나는 자는 게 너무 좋았다. 어른들은 죽으면 평생 잘 잠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죽으면 그 잠의 달콤함을 어찌 느낄 수 있겠는가.
나는 살아서 느끼는 꿀 같은 잠의 달콤함을 좋아했다.
이런 내가 아침형 인간이 되기로 마음먹은 건 40 중반이 다 되어서였다.
미라클 모닝이 유행처럼 번질 때에도 관심이 1도 없었다. 나는 잠깐의 불안증세를 느끼면서 시작했던 키토 식단과 걷기를 하면서 심리학에 대한 책들을 읽었다. 나는 왜 불안한지를 찾고 싶었다. 왜 갑자기 불안이 찾아오는지를 알고 싶었다. 나의 불안은 코로나로부터 와서 생기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확장되어갔다.
그 불안은 상상 속이나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자연재해부터, 남편의 부재까지 별의별거리로 나를 괴롭혔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아 알고리즘을 따라 책을 읽었다.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 밀리어네어"를 읽게 되면서, 루이스 헤이, 줄리아 카메론, 론다 번 등의 책들을 읽었다.
모두들 자기 계발을 위한 책이다. 그리도 모두 미라클 모닝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모두들 모닝 루틴에서 명상을 이야기했다.
명상? 요가를 하면서 명상을 잠깐씩 하는 타임이 있긴 했지만, 명상을 목적으로 시간을 따로 내는 줄은 몰랐다.
유튭에서 명상을 찾아보니 전문적으로 명상만 콘텐츠로 업로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명상이 거리(소재)가 될 줄은 몰랐다. 나는 신세계를 발견한 것 같았다. 그리고 명상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명상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명상을 하면 스트레스로부터 1차적인 방어를 할 수 있고, 심신을 이완하고 정신을 집중할 수 있다. 명상의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와 근심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고 감사한 마음을 경험하며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다" 고 했다.
오프라 윈프리, 안젤리나 졸리, 카메론 디아즈, 억만장자 레이 달리오 등 많은 스타들과 유명인사들이 명상을 루틴으로 삼고 실천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하기로 했다. 모닝 루틴에 명상을 1번으로 넣었다.
눈을 뜨면 주방으로 나가 물을 마시고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인센스 스틱에 불을 붙이고 요가 매트를 깐다.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반가부좌를 한다.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드는 친 무드라를 하고 눈을 감는다.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며 호흡을 한다. 내 호흡에 집중한다. 어떤 생각이 찾아와도 그냥 흘려보낼 때까지 그 생각을 알아차린다. 그럴 때는 내 호흡에 다시 집중하려 노력한다.
여기까지가 내가 하는 호흡명상이다. 명상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이 호흡명상이 가장 편안했다.
마음 챙김 명상도 있고, 통찰 명상도 있고, 위빠사나 명상 등등 이것저것을 시도해 보는 게 좋다. 그리고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 하면 된다. 나는 호흡에 집중하는 게 가장 잘 되었다. 잡념이 계속 찾아오지만 그냥 매번 다시 호흡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가끔 가슴이 답답할 때 이 호흡명상을 하면 기적같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아무 생각도 안 하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이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인데 나의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을 몸으로 가져오도록 깊이 숨을 들이마셔라.
-틱낫한
호흡명상은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는 것이다. 숨을 들이쉴 때 배가 나오고, 내쉴 때 배가 들어가고, 들이쉴 때 횡격막이 팽창하고, 내쉴 때 수축하는 요가 수련에서 항상 하는 호흡법이다.
처음엔 잘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무의식적으로 하는 자연호흡과 동시에 의식적으로 하는 호흡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이렇게 의식적인 호흡을 하게 되면 우리 뇌에 세포 산소를 공급하고, 뇌 혈액 공급을 향상해 뉴런 사이의 연결을 개선한다. 전전두엽 피질에 대한 변화가 일어난다.
또한 의식적인 호흡은 몸의 균형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신경내분비, 소화기, 순환기, 신경 화학 및 신경계 작동 방식을 개선할 수도 있다.
나는 너무 신기했다. 그냥 숨 쉬는 건데, 평상시 인간이 자연스럽게 쉬는 숨 말고, 조금 집중해서 숨을 쉬려고 의식을 하며 쉬는 숨이 이렇게나 여러 방면의 변화를 준다는 것이.
다른 어떤 복잡한 준비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어떤 장소에 꼭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명상은 언제 어디서나 내가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것이 나는 가장 좋았다.
운전을 하다가도 신호대기 상태에서 짧은 호흡명상을 할 수도 있다.
나는 그래서 명상에 대한 시간을 따로 만들었다.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가장 먼저 하는 일을 명상으로 만들었다. 이때만큼은 바른 자세를 갖추어 20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집중한다.
그리고는 하루에도 몇 번씩 꼭 자세를 갖추지 않아도 되는 호흡명상을 수시로 한다. 마음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분노가 치밀 때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면 확실히 도움이 된다.
모닝 루틴으로 하는 명상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감사와 하루 계획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이미 나는 하루를 잘 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침형 인간이 되고 보니 좋은 점이 너무 많다.
내가 계속 올빼미족으로 살았다면 명상을 알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할 엘로드의 말처럼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삶이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