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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엔프제

MBTI는 믿을 만 한가

by 그레이스웬디

B형, 경주 최 씨, 범띠.... ENFJ 나를 가장 표면적으로 나타내는 키워드들이다.

이 키워드들을 들으면 일단 첫 느낌은 '세다'이다.


나는 옛날 사람이라서 mbti 보다는 혈액형으로 상대의 성격을 파악하는 게 더 편하다. 물론 혈액형과 성격이 정확히 일치하진 않지만, 그것보다야 mbti가 더 믿을 만 하지만, 모든 유형을 분석한 것을 보니까 머리 복잡하다. 일단 내꺼라도 정확히 알고 있자 싶어 글을 쓴다. 요즘은 나의 mbti를 모르면 대화에 끼기 힘들 정도니까.


과연 mbti는 정확도가 얼마나 될까? 일단 내 것으로 봤을 때는 90% 정도가 맞다고 생각된다.

처음 분석 결과를 봤을 땐 "오~~ 이거 뭐야 뭐야, 어쩜 이렇게 잘 알지?" 하며, 마치 무당집에 다녀온 것처럼 신기할 정도였으니까. 참 세상 많이 좋아졌다...라고 나이티를 내는 말을 중얼거려본다.


ENFJ의 유형

분석 결과로 보면 엔프제는 <정의로운 사회운동가>라고 나온다. 사실 이 표현이 내 마음엔 들지 않는다. '정의로운' 까지는 좋았는데 '사회운동가'라고 하니, 부정적인 어휘가 떠오르는 건 역시나 내가 옛날 사람이라서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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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와 실제 나의 성격을 비교해보았다.

강점

-상대방이 나를 신뢰하면 살아있음을 느낀다 / 그렇다. 살아있음이라기보다는 굉장한 뿌듯함을 느낀다.

-내가 스스로를 잘 안다 / 이것은 조금 모호하다. 우린 누구나 나를 잘 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좋아하며 이타적이고 이상적이다 / 그렇다. 사람을 개처럼 좋아한다. 이타적이고 이상적이다.

-인정이 많다 / 너무 많아서 탈이다. 늘 내가 손해를 보면서도 인정은 내 몸에 딱 붙은 with 같다.

-공감능력이 좋고 배려심이 많다 / 그렇다. 인정이 많아서 배려를 하는지, 배려를 하다 보니 인정이 많아졌는지.. 무튼 그건 도찐개찐이니까.

-친절하다 / 그렇다. 언젠가 헌 옷 수거 사장님이 나처럼 친절한 분은 처음 봤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잘 조율한다 / 그렇다. 하지만 남편에게는 그렇게 하질 못하니 반반이라고 해야 하나?

-끈기가 있고 시작하면 마무리까지 확실하다 / 매우 그렇다. 일단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피곤한 스타일이기도 하다.

-카리스마가 있다 / 매우 그렇다. 만나는 사람이 10명이면 10명 모두에게 그런 말을 듣는다.

-강한 추진력이 있다 / 그렇다. 나의 추진력이 상대의 망설임까지 이겨내곤 한다.

-타인에게 마음을 잘 연다 / 그렇다. 너무 열어젖혀서 탈이지.

-현실보다 이상을 추구한다 / 그렇다. 나는 그다지 현실주의자가 못된다.

-기억력이 좋은 편이다 / 믿을 수 없는 IQ 세대로서 나의 IQ는 134였다. 암기과목에 언제나 능했다. 이제는 뇌도 늙어서 차키를 냉장고에서 찾아낸다.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 그렇다. 나는 이 부분에서 mbti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어쩜 이렇게까지 족집게니.

-생각이 많다 / 진짜 많다. 마음 챙김을 하면서 많이 버리고 비워낸 편이다.

-남을 기쁘게 해 주고 기뻐하는 것을 보면 내가 더 기쁘다/ 이건 트루다. 그래서 한마디로 잘 퍼준다.


약점을 한번 볼까?

-성격이 급해서 일을 빨리하는데 실수가 많다/ 성격이 급한 건 인정, 일에 실수가 많은 건 아닌데. 매우 꼼꼼한 편이라서... 그렇다면 반만 인정?

-애정결핍이 많다 / 이것도 바로 인정을 못하겠다. 애정 결핍이 있다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내 내면 아이는 그랬나 보다.

-혼자 속앓이를 한다 / 그렇다. 끝까지 앓지는 않지만 일단 시작은 혼자 속앓이를 한다. 그것도 이타적이라서 그렇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타입이다 / 그렇다, 거짓말을 하면 온 몸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한다. 금방 뽀록이 나는 것도 나는 거지만 무엇보다 거짓말을 했다는 자괴감이 상당히 깊어진다.

-뒤에서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 / 그렇다. 난 호박씨보다 면전에 대놓고 하길 좋아한다. 욕일지라도..

-비협조적인 사람 싫어한다 / 그렇다. 비협조적인 사람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기본에 어긋나 보이면 너무나 이해하기 힘들다.

-관계에 대해 신중하지만 아니다 싶을 때는 단호하다./ 와~~ 귀신이다. 그래서 인연 끊은 인간들이 꽤 있지.

-감정표현에 적극적이어서 과하다/ 그렇다. 내 감정에 혼자 빠져서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쉽게 지루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실증을 잘 느낀다. 동네에도 사람에게도. 그래서 역마살이 있나 보네.

-무리에 속해있지만 마이웨이 기질이 있다/ 빵 터졌다. 마이웨이 기질 있지. 암~있고말고.. 끄덕끄덕.


ENFJ�INFP
두 유형 모두 소외당하거나 상처받는 것을 싫어한다.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는 점에서 찰떡이다.

ENFJ �ISFP
두 유형은 공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한다.
상대의 실수도 곧잘 이해해준다.
갈등이 생겨도 완만하게 풀어갈 수 있어 찰떡이다.

잘 맞지 않는 궁합은=ISTJ
ISTJ는 직설적이고 논리적이므로 상처를 잘 받는 ENFJ에겐 최악이다.


MBTI를 통해서 나를 설명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길게 주절주절 늘어놓지 않아도, 중요한 포인트는 설명이 되는 것 같아서 꽤 괜찮은 방법 같다. 문제는 내 것 말고는 모른다는 거 ㅎㅎㅎ다른 사람들의 mbti도 공부를 해야 하나... 해야겠군.


나와 잘 맞는 유형은 INFP, ISFP라고 한다. 특별히 잘 맞는 유형을 알아서 잘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나는 그것보다 잘 맞지 않는 궁합이라는 istj를 피하고 싶다. 혹시 ISTJ 계신가요~~~?

mbti 가 잘 맞는 축에 속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고로 인간관계는 내가 직접 부딪혀봐야 안다. 혹시 알아?

궁합이 안 맞다는 ISTJ와 마음이 젤 잘 맞을지...


한 줄 요약: MBTI는 믿을 만하다. 하지만 사람은 직접 겪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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