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축구다
괜찮아 괜찮아.
울지 마요 형. 괜찮아요 잘했어.
전국도장깨기 경상도 편에서, 열심히 경기를 뛰었지만 3:2로 패배한 어쩌다벤저스 팀.
3골을 허용한 키퍼 이형택 선수에게 모태범 선수가 한 말이다.
언제나 밝고 웃음기 가득하던 이 형택 선수가 끝내 눈물을 보인 건 미안함 때문이다.
팀원들이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뛰는 것을 알았기에 자신의 실점이라 생각해서 미안했을 것이다.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었기에 더 패배가 아쉬웠을 것이다.
이게 팀플레이다. 인생도 팀플레이다.
어디에나 마이웨이가 있지만, 팀플레이가 있어 마이웨이가 가능한 것이다. 개인종목도 모두 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마라톤도 혼자 달리는 것이지만 결국 함께 뛰는 각각의 팀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스포츠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축구를 이렇게 좋아했던가.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과 마치 한 팀이 되어 뛰는 기분이 들었다.
경기가 끝났을 때는 나도 모르게 울컥하며 눈물이 났다. 축구가 나를 울린다.
"졌지만 오늘 경기 정말 재미있었어." "축구 진짜 재미있네" "또 하나를 배워가니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풀이 죽은 선수들을 다독이는 안느 감독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짜로 멋있었다.
나는 야구도 좋아하고 축구도 좋아하지만 "인생은 야구다" 보다는 "인생은 축구다"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농구는 잘 몰라서 패스.
야구는 투수와 타자의 1:1이지만, 축구는 공을 차지하기 위해 4:1이 될 수도 있고, 3:1이 될 수도 있고 1:1이 될 수도 있는 여러 가지의 변수들이 있다.
그렇기에 경기시간 내내 가만히 있지 않고, 전력으로 뛰어야만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 잠시 멈추어 설 수는 있으나 우린 언제나 달려야만 한다. 4:1 경쟁을 할 때나 1:1 경쟁을 할 때나 언제나. 그렇게 달려왔고, 달리고 있고, 달려야 할 것이다.
내가 축구 프로그램을 보면서 배운 것이 있다. 그 전에는 축구 경기를 봐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이었다.
바로 "콜플레이"
콜플레이는 끊임없이 계속 소리를 쳐대는 것이다. 팀원들끼리 계속 알려주는 것이다.
공을 나에게 줘라, 뒤에 상대 선수가 몇 명 붙었다, 저쪽으로 패스해라, 지금 힘껏 때려라, 지금이다 지금. 등등
뛰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소리친다.
골을 허용하기라도 했다면 그때부터는 서로가 서로에게 괜찮다, 다시 시작이다, 기죽지 마라, 한골만 넣자, 우린 할 수 있다, 어깨 펴라 등등으로 소리친다.
콜플레이는 연습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 익숙하지 않아서 콜플레이를 안 하고 경기를 뛰던 선수들이 콜플레이를 시작하면서 확연하게 달라지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저게 뭐라고 이렇게 달라진다고?
콜플레이를 열심히 한 경기의 성적이 하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좋았다.
그게 어느 순간 내 눈에 들어왔다는 것도 신기했다.
나는 함께 인생 구장에서 뛰고 있는 팀원에게 콜플레이를 한 적이 있던가.
남편에게, 동생에게, 가족들 누구에게든 그렇게 적극적인 콜플레이를 했던가.
힘내라. 잘하고 있다. 등의 말들을 하긴 했겠지. 하지만 운동장 이쪽에서 저쪽까지 들릴 만큼 큰 소리로 했던가. 아마도 없었던 것 같다. 비난하고 질책도 하지 않았듯, 큰소리로 씩씩하게 응원도 하지 않았다.
무심한 듯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다.
반면 나에게 콜플레이를 해주는 선수는 많았다.
결혼 전에는 엄마와 친구들이었고, 결혼 후에도 여전히 엄마와 친구들. 그리고 새롭게 늘어난 식구들에게서.
받으면서 돌려주지 않은 것 같아 미안함이 든다.
함께라는 말이 주는 힘은 과연 위대하다. 함께 뛸 수 있는 팀원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맛을 알기 때문에 자꾸 함께 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모임을 꾸준히 진행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더 많은 내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같이 뛸 팀원을 찾아내는 것이다.
같이 뛰면서 작은 성과라도 함께 느끼고, 힘이 들 때 서로를 끌어당길 수 있는 팀원들을 찾기 위해 늘 장을 만들어 놓는다.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살아가기에 큰 힘이 된다.
인생은 축구처럼 치열하고 강렬하게 땀을 흘려야 하지만, 그 속에서 승패를 떠나 함께 땀 흘려 뛴 팀원들이 있기에 자체로도 즐거운 게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이제 곧 카타르 월드컵이다.
드디어 우리가 대표팀에게 콜플레이를 해 줄 차례다.
붉은 악마들이여 출격 준비를 하라~~~
목청이 터져라 신나게 외쳐주자!! 대. 한. 민. 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