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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휘 Nov 25. 2022

오 필승 코리아

나도 카타르 가고 싶다, 12번째 전사로.


대한민국 : 우루과이 0:0 무승부 하지만 우리의 귀한 1 승점!!!
영국 BBC 선정 우루과이전 MVP 손흥민

드디어 시작했다. 어젯밤 10시가 되기를 하루 종일 기다렸다.

나는 저번에도 말한 적 있지만 조카가 선출로 오랜 기간 축구를 했었기 때문에, 축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편이다. 그렇지만 평상시에 K리그를 즐겨 찾아보거나 하진 않았다. 열정 남다른거 아닌가보다 ㅎㅎ


뭉쳐야 찬다 2를 보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그저 눈으로 보던 축구에서 나름 규칙들과 스킬들과 전술들을 아주 쬐금 알게 되었다.

그리고 뭉찬이 아니었어도 월드컵엔 열광하지만, 뭉찬을 봄으로써 월드컵에 더 미칠 지경이 되었다.

당연히 우리의 어쩌다 벤져스의 감독 안느의 해설을 듣기 위해 채널을 MBC로 맞추고, 치킨도 미리 예약 배달을 해서 (그래도 원하는 시간보단 일찍 도착했지만 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지금 치킨이 식은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요즘 애국가에 빠져있는 우리 집 8살 꼬맹이는 대표선수들과 함께 애국가를 불렀고, 나는 맥주와 치킨을 세팅했다.

우루과이는 FIFA 랭킹 14위, 우리나라는 28위이다.

우리에게는 강호이다. 하지만 모두들 한국 축구의 힘을 알기에 충분히 우루과이전에 승산이 있다고 내다보았다. 그중에서도 영국 BBC 해설위원인 크리스 서튼은 우루과이전을 두고 1:1 무승부로 예측을 했다.

결과는 0:0이었지만 1:1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어쨌든 무승부라는 것은 지지 않았다는 것이니까.


와~ 한국 축구 대단하다. 우리가 이렇게 성장을 했단 말인가.



우루과이 태클과 파울

해설자 안정환 님은 우루과이 축구가 매우 거칠고, 압박이 강하다면서 전반에 우리 선수들에게 거친 축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우루과이는 생각보다 온순한 축구를 했다. 한국의 호랑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그들도 아는 것이다.

역시 전반 초반부터 그들의 파울과 태글은 심할 정도였다. 필드 여기저기서 우리 선수들이 구르고 넘어진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우리 선수들은 전혀 밀리지 않고 공격권을 가져오기도 하며, 우루과이 선수들을 슬슬 쪼그라들게 만들었다.


다른 선수들보다 유난히 카메라에 많이 잡히던 우루과이 선수. 등번호 11번. 다르윈 누네스.

너는 누구냐!!  올해 23세, 유소년팀 출신, 포지션 스트라이커.

(23세라고요...? 역시 젊어서 그런가.. 파워 장난 아니던데..)

이번 경기에서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3번의 유효슈팅과 강력한 태글수비, 필드를 휘저으며 풀타임을 뛰는 선수였다. 피지컬도 상당히 좋았고, 심지어 예쁘장하게 생기기까지 했지만 축구에선 매우 와일드했다.


쏘니 신발, 심판 너무 하네

우리의 쏘니.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쏘니는 안와골절 수술을 한 지 3주 만에 선발로 나섰다. 회복기간 4주에 못 미친 기간이다.

블랙 마스크를 끼고 등장한 쏘니. 안정환 감독은 쏘니의 마스크가 화려하지 않은 것에 칭찬을 했다.

역시 쏘니의 행동은 바르고 옳다. 그렇게 키운 손웅정 감독이 쓴 책의 내용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지나갔다.


쏘니는 주장으로서 자신의 부상이 팀에 짐이 되지 않길 바라는 모습을 경기 내내 보여주었다.

나는 마스크를 자꾸만 고쳐 쓰는 쏘니가 안쓰러웠다. 얼마나 불편할 것인가.

그런데 주장 완장도 자꾸만 흘러내린다. 결국 슈팅을 할 땐 완장을 손에 쥐고 했다.

그런 외부적인 요인들에도 굴하지 않고 쏘니는 활발한 경기를 보여주었다.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괜히 가슴 뭉클하다.


우루과이 수비수 카세레스는 쏘니에게 태클을 몇 번이나 했다. 결국 사달을 냈지.

아주 짧은 순간 딴짓을 하다 봤는데 카메라에 벗겨진 쏘니의 축구화가 보인다.

뭐야 뭐야? 신발이 벗겨졌어? 왜?

아~~ 그 순간 왜 딴짓을 했나 후회되는 찰나 친절한 중계방송은 다시 그 장면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카세레스다. 아주 작정을 하고 발을 밟았고만. 축구화가 벗겨질 정도니 얼마나 아팠을까.

화면에는 쏘니의 벗겨진 발에 양말도 찢어져 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저 화려한 무대에 찢어진 양말이 초라해 보였다.

상대 선수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당연하지 이건 심판을 칭찬할 일도 아니다. 당연한 거니까.

벤투 감독 옐로카드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국가대표 팀 감독.

평소에 그는 무뚝뚝하지만 우루과이전에서 그는 마치 새끼를 보호하려는 포효하는 사자 같았다.

심판 판정에 대해 강한 항의를 하다 결국 옐로 카드를 받았다.

전반에서 정우영 선수의 태클에 심판이 반칙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정우영 선수가 볼을 먼저 터치했음에도 반칙을 줬다는 이유였다.


아니 심판님은 우루과이 마피아신가요..

우리는 모두 느낄 것이다. 해설하는 안느 안정환 님도 심판의 판정에 조금 아쉬움을 드러냈다.

우루과이 선수들에겐 반칙을 별로 주지 않았다.

진짜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월드컵에서의 심판 판정은 늘 아쉬운 것 같다.



12번째 전사 붉은 악마
연합뉴스/ sbs 방송화면/ 촬영 장본인


우리는 모두 2002년을 기억한다. 그때의 그 열정과 환희를 어떻게 잊겠는가.

그때는 나도 거리로 나갔었는데...

딱 20년이 지난 지금,  광화문 광장에 붉은 악마 1만 명이 모였다.

역시 12번째 선수로서의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안정환 감독은 2002년 당시 붉은 악마의 힘을 느꼈다고 한다. 꼭 필요한 12번째 선수.

이번에도 역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잘 부탁한다고 했다.


조혜련 언니 카타르 가셨쎄요? ㅋㅋㅋㅋㅋ너무 멋지십니다.

나도 가고 싶다. 카타아~~~~~~~르.ㅜ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 붉은 악마의 응원가만 들린다.

얼마나 많이 갔으면 경기 내내 대한민국 응원가가 이렇게 잘 들릴 수 있는가.

쏘니를 응원하기 위해 마스크를 끼고 응원 온 대학원생도 있었고, 붉은 곤룡포를 입은 응원단도 있었다.

이럴 때 우리는 민족의 힘을 느낀다.

참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타이거 유니폼


연합뉴스

경기를 볼 때는 정작 유니폼은 그냥 빨간색이라는 것만 보였다.

선수 교체를 하던 순간 들어오는 선수들을 보니 어깨 라인에 줄무늬가 보였다.

"어? 코리아 타이거네 이번 콘셉트인가 보다." 하며 전혀 사전 지식 없는 초보티를 내며 혼자 좋아했는데.

정말이었다. ㅋㅋㅋㅋㅋ

호랑이해의 호랑이 유니폼. 와 ~~ 기가 막히는구나. 누구 아이디어지? ㅎㅎㅎ

어쩜 이렇게도 찰떡이더냐.

의미와 기운과 바람.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진다.

쏘니의 타이거 마스크와 타이거 유니폼도 이보다 더 예쁠 순 없다.


손흥민의 인터뷰
연합뉴스

경기가 끝나고 쏘니는 주장으로서 인터뷰를 길게 했다.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괜찮았습니다."

쏘니의 몸상태를 묻는 취재진에게

"나만 마스크를 쓰는 게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 나만 특별한 상황인 것은 아니다. 불편해도 나라를 위해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캬~~~ 말도 어쩜 이렇게 이쁘게 하누....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쓴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책을 보면, 쏘니의 인터뷰가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너무 잘 키우셨고, 또 너무 잘 커준 쏘니에게 예의 바르고 올바른 생각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인터뷰에서 쏘니가 한 말은 줄줄이 명언이다.

"맞으면 맞는 거다. 축구를 하다 보면 맞기도 하고 때리기도 한다. 전혀 불편함은 없었다. 내가 경합을 안 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두려움은 없었다."

발뒤꿈치는 괜찮냐는 질문에 연신 "괜찮아요, 괜찮습니다" 한다.


0:0 무승부 결과에 대한 질문에는

"선수들이 모두 아쉬워한다.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했고 공정한 결과를 가져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우루과이가 승점 3을 가져갔어도, 우리가 승점 3을 가져갔어도 되는 경기였다."


"선수들이 그 상황에서도 아쉬워하는 부분이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이 자리를 빌려 선수들에게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나를 위해 더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다."


또 그는 경기 전에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월드컵이란 무대는 저쪽에서도 처음 나오는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다. 너희들은 매우 잘하는 선수들이다. 너희의 능력을 믿어도 된다. 쫄지 말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

그랬는데 선수들이 모두 후회 없이 모든 것을 다 보여준 것 같아 주장으로써 뿌듯하다고 했다.


"출발이 좋다고 월드컵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님도 항상 선수들에게  첫 경기가 월드컵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셨다. 이 월드컵을 잘 치르고 싶다.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우리 쏘니~~ 책 써야 하는 거 아닙니까~

첫 번째 경기에서 정말 잘 싸워준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두 번째 경기인 가나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감이 생겼지만, 4년간 준비해온 빌드업 축구를 가나를 목표로 연습해 왔기 때문에 이젠 보여줄 차례다.

우루과이전에서는 수비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벤투호의 전략인 빌드업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가나는 다르다.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벤투호는 가나전을 위한 준비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16강 진출을 위해 가나전 승리가 그 목표이다.

4일 동안 쏘니가 잘 회복해서 가나전에서 그 역량을 발휘해준다면 승산이 있다.

더욱 기대되는 가나전은 오는 11월 28일 22:00에 생중계된다.

다시 보여주자 한국 축구의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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