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탄 강사 자격증
2019년 11월.
인스타그램에서 유난히 라탄 원데이 클래스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워낙 라탄 소재를 좋아해 소품들을 잘 사는 편이었는데, 인친님들이 원데이로 만들어온 바구니들을 보니 나도 해보고 싶었다.
처음엔 이 지역의 원데이 클래스를 검색했는데, 우리 스승님의 블로그가 검색이 되었다.
블로그를 보니 마침 수강생 모집을 하고 있었다. 단 원데이가 아니라 강사 자격증반을 모집하는 거였다.
문의를 해보니 강사반은 금액이 꽤 나갔다. 원데이는 5만 원이면 하는데.. 싶다가, 5만 원 주고 바구니 하나 만드는 거라면 그게 더 비싼 거 아냐? 싶다가 이 참에 제대로 배워서 나중에 공방을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수강 신청을 했다.
처음엔 귤 바구니를 만드는 것부터 목표인 자격증을 따기까지 배워야 하는 스킬 기법들이 있었다.
재미있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 공방에 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수다도 떨고, 갈 때마다 하나씩 결과물을 들고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뿌듯했다.
손으로 하나하나 엮어야 하는 라탄 공예는 기법에 따라서 같은 바구니도 전혀 다른 디자인으로 탄생한다.
나는 그 기법들이 신기했고, 어려웠다.
배울 때는 알겠는데 집에 와서 복습을 하려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라탄을 엮으면서도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급하게 빨리 만들어내려 하면, 기법을 빼먹었거나 반복했거나 하는 이유로 풀어서 다시 엮어야 했다.
그렇게 몇 개월을 열심히 배우고 2급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라탄으로 바구니를 짜든, 테이블 매트를 짜든, 책갈피를 짜든 만들면 그렇게 선물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친한 인친님들에게 테이블 매트를 선물해 주기도 하고, 독서 모임을 하는 멤버들에겐 책갈피도 만들어 선물하고, 바구니도 선물하고.. 이게 만드는 즐거움에 나누는 즐거움이 더해지니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 아깝지가 않아서 한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만든 것 같다.
다음엔 어떤 디자인으로 무엇을 만들고, 염색은 어떤 컬러로 할까 생각하는 즐거움도 무시 못했다.
2급 자격증은 공방을 오픈할 수 있고, 학교 방과 후 수업이나, 각 센터에서 클래스를 열 수 있다.
관공서에서 하는 강좌 수업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할 마음만 있다면 경제적 활동이 가능한 자격증이다.
1급 자격증은 가구를 만들 수 있는데, 남편에게 1급 수강료를 받아놓고 수강은 하지 않았다.
공방을 다니면서 가만 지켜보니 가구 하나 완성하는데 족히 몇 달은 걸리며, 그 긴 시간 동안 가끔씩 기법이 들어갈 뿐 반복되는 지루함을 나는 견딜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끔 남편은 요즘은 왜 공방을 안 나가냐고 묻는다. 돈을 몇 백을 주었으니 물어볼 법하다.
나는 그 돈은 날아가는 게 아니니 쉬엄쉬엄 하련다 하면서 짐짓 못 들은 체를 하곤 한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설마 그 몇백 때문에 나를 잡아먹겠어? ㅎㅎㅎ
만약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나는 라탄을 계속하고 있을까?
자격증까지 따는데 들인 시간과 노력이 있으니 아까워서라도 했을까?
참 많이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러나 나의 대답은 No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해 보았더니 이 길이 아닌가벼 한다면, 그냥 아닌 것이다.
나는 가끔 배운 기법들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소소하게 혼자 만들어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울 때 찍어둔 기법 영상들이 있으니 잊어버렸다 해도 영상을 보면서 하면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한결같이 참하고 친절한 나의 스승님이 있기에, 언제든 콜만 하면 된다.
이 든든함과 믿음이 나를 라탄에서 손을 놓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최근 3년 내에 이룬 성취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쓰게 된 글이다.
계속 유지하지 않을 생각이므로 자격증은 무용지물이 되었을지 몰라도, 경험으로 얻은 것이 많고, 배우는 동안 즐거웠던 그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라탄 좀 엮는다는 분들 사이에서 얄팍한 지식이나 경험일지라도, 그들 틈바구니에 낄 수는 있지 않은가.
그거면 됐다.
오랜만에 자격증을 들춰보며, 또 포르르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