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이대로 괜찮은가?

알코올 의존증 자가진단

by 그레이스웬디

나는 술을 좋아한다는 글을 여러 개 썼다.

그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자기 합리화를 시키며, 매우 정당하게 나는 애주가라고 호소했다.

정말 나는 애주가일까? 아니면 이미 선을 넘어버린 알코올 의존증 환자일까?

갑자기 술 생각이 나면서 "왜 지금 술이 마시고 싶은가? 생각하다가 이거 정상 아닌 거 아니야?라는 결론에 이르면서 점검을 해 볼 필요를 느꼈다.


초록창에 "알코올 중독 자가진단"이라고 검색어를 썼다.

많은 글들이 있는 가운데 알코올 중독 클리닉 병원 블로그의 글을 선택한다.

여러분들도 해보세요

스크린샷 2022-12-10 오전 9.18.53.png 라엘 마음 병원 블로그 캡처


병원 블로그 체크리스트를 해본다.

5가지 문항 중 2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중독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일단 여기 5가지 문항에 나는 해당사항이 단 한 개도 없다.


스크린샷 2022-12-10 오전 9.21.16.png 파이낸셜 뉴스 기사 중 발췌

다음은 뉴스 기사에서 가져왔다.

여기는 총 12가지의 문항이 있는데 '그렇다'가 3개 이상이면 문제음주 가능성, 4개 이상이면 알코올 의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1번과 4번 두 개에 해당한다고 체크했다. 그렇다면 3개 미만이므로 괜찮다는 결론?

사실 5번도 조금 그렇긴 한데,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상황에 따라 마시기도 하고 참기도 하지만, 어떤 빌미를 만들어서라도 되도록 마시는 쪽을 택하긴 한다.

그렇게 보면 나는 문제음주일 가능성이 크다.


내가 정말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은 예전엔 전혀 이런 생각 (혹시 알코올 의존증인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술을 좋아했지만, 요즘처럼 밥을 먹을 때도 술 생각이 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평범한 가정식을 먹을 때는 술을 마시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특별식을 먹는 날엔 어김없이 술을 꺼내 든다. 마치 그렇게 하지 않으면 법에라도 어긋나는 것처럼.

그 횟수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하나 또 궁금한 건 자주 마셔도 왜 주량은 늘지 않는가 이다. 뭐 그다지 늘리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늘 맥주 2캔이 정량이다. 와인은 한 병도 마신다. 막걸리도 2병까진 먹을 수 있고.

이게 딱 내 주량인데, 자주 마시면 술이 세진다는 말은 왜 나에게 적용되지 않는지 모르겠다.

요새는 와인 한 병을 한 번에 마시지 않고, 2-3일에 한두 잔을 마시는 것으로 하고 있다.

(언제나 한 잔은 부족하긴 하다.)

양보다 횟수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어쩌다 한 번 폭주하는 것보다는 덜 해롭지 않겠냐는 무식한 소리도 해본다.


나는 왜 이렇게 술을 마시고 싶어 하는가를 생각한다.

왜? 정말 왜? 어떨 때? 술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대해 질문을 많이 만들 수가 없다.

그저 최적의 질문은 왜? 이거 하나다.

나는 왜 마시고 싶은가. 왜 술이 마시고 싶은가.

여러 번 질문공세를 펼치다 보니 하나의 결론에 이른다.

습관. 습관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술 자체는 맛이 없다. 아닌데? 와인도 막걸리도 맥주도 다 맛있는데?

그렇다면 식탐? 맛있어서 계속 먹고 싶은 그런 식탐같은 술탐인가?

식탐은 스스로 절제를 할 수 있다. 습관보다 차라리 쉬운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문제는 식탐이 습관이 되면 골치아프다는 것 ㅋㅋㅋㅋㅋㅋ


처음 생각했던 습관에서 술탐으로 생각이 바뀌어가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특히 맛있는 음식 앞에서 술 생각이 간절한 걸 보면 나는 맛있어서 마시는 게 분명하다.

그런데 술만 마시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안 한다. 그럼 술 자체가 맛있다는 건 아닌데?

혹시 나에게 술탐이 아니라 식탐이 생긴 게 아닐까?

아~~~ 모르겠다. 식탐과 술탐이 동시에 생겼다면, 내가 술 생각이 나는 때는 뭔가 맛있는 게 먹고 싶다는 것일까?


내가 궁금한 건 내가 알코올 의존증에 가까운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술이 마시고 싶다고 모두 알코올 의존증은 아니다.

다만 여러 가지 상황을 조합해볼 때, 술 없이는 안 되는 가에 달린 것이다.

술 생각을 스스로 멈출 수 있느냐로 판단해 볼 수 있다.

언제 어느 때나 술 생각이 나는 때가 더 많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에게는 자제력이 있다.

음식 앞에서는 자제하기 힘들지만. ㅜㅜ

나는 언제가 술을 끊으려면 음식을 끊어야 하는 건 아닐지..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결론에 이르렀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만, 절제할 수 없을 지경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자제하지 않으면 알코올 중독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그러니 적은 양을 마시더라도 습관이 되지 않도록 분명히 횟수를 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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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으로 무료 이미지 사이트에 검색을 해 보았더니, 모두 술병을 들고 있다.

술잔이 아닌 병째 마시는 것을 중독자들은 선호하나 보다.

나는 그건 아니니까 알코올 중독은 아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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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알코올 의존증이 염려되는 스스로는 이미 해결책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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