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맥주 타령은~~

엄마는 술을 좋아해

by 그레이스웬디
보고 배운다


아들이 하나 있다.

이제 8살이다.

난 보고 배운다는 말에 상당히 집착한다.

그것은 곧 진리이자 절대적이라고..

그래서 아이가 생긴 후로, 점점 아이가 커갈수록 유난히 조심했고 육아서를 보며 공부했고 무던히 노력했다


물론 언제나 잘 되진 않는다.

그럼 다시 또 시작한다.

그것도 보고 배울 테니까…


8살쯤 되니 제법 사람이다.

어른 친구의 필요성을 못 느낄 만큼 대화가 통하고

못 알아듣는 말이 없다.

하긴 8살이 뭐람

6살부터 내 술친구였는걸.

하지만 술이 좋아

언행을 조심하고 나의 나쁜 습관을 뜯어고쳐가며 그렇게 열심히 키우고 있는데

단 하나.

술은 안 되겠다.

안보는 사이 몰래 잔에 따라 술이 아닌 척하던 때도 있었다. 그것은 나의 어린 아들에 대한 예의였다.


그런데 이젠 막 나가 ㅋㅋㅋ

변명이라고 하자면

내가 그렇게나 음식에 신경을 쓰며 아무거나 안 먹이고 키웠건만 유치원에서 뽀로로 주스를 배워왔다.

5살 때까지 마트 과자를 안 사 먹였는데 유치원에서 빼빼로를 받아왔다.

어차피 먹을 거지만 최대한 늦게 먹이려 했던 모든 것들에 나는 손을 들었다.


술이라고 니가 크면 안 마시겠냐 싶은 것이다 ㅋㅋㅋㅋㅋ구차한가?

차라리 엄마처럼 우아하게 혼술 하는 것을 배우렴.

친구들끼리 몰려다니면서 배우는 술 말고

엄마는 너에게 페어링이 뭔지 보여주는 거라고.


맥주가 떨어진 날 내가 물었다.

“아들 맥주 사러 가자”

그러면 8살 나의 아들이 이렇게 말한다

“에효 그놈의 맥주 타령은~~ 그래 가자 가.”


또 한 번은 내가 말했다.

“ 아들, 엄마 살쪘어 어뜩해~~ “

“그러니까 엄마 맥주를 좀 끊어 봐”


남편이 나에게

“오늘 소주 한잔 할까?” 하는데

아들이 하는 말,

“엄만 소주 못 마셔. 맥주랑 와인만 좋아해!”

나는 이놈이 자랑스럽다 ㅎㅎㅎ

남편이 말하길

“당신은 아들 하나는 기가 막히게 키운다아~”

ㅋㅋㅋㅋㅋ


엄마는 술이 좋아

하지만 네가 1등으로 좋아~~~

엄마가 꼭 너에게 네 인생 첫 잔을 따라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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