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와 고양이 # 소요유

by 회안림

<저> 나무는

쓸모 없어 베이지 않으니

도끼에 찍히지 않고 오래 간다.


고양이는

기능이 없으니 쓰임도 없고

쓰임이 없으니 자신으로 산다.




집사 잡담-도끼에 찍히지 않는 삶


산속의 큰 나무는 잘 자라서 쓸모가 많기 때문에

목수들이 도끼로 찍어 갑니다.

무언가를 잘해낸다는 건 때로, 가장 먼저 소모됩니다.


등불은 초의 기름을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계속 타오르다 결국 꺼져버립니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수록 스스로 소진됩니다..


어떤 존재는 실은 깊고 고유한 향기를 가졌지만,

사람들은 그 기능이나 효용만을 보고 쓸 뿐,

그 존재 자체의 아름다움은 알아보지 못합니다.


도구로서만 소비되면, 존재는 외면 당힙니다.

쓸모 없다는 것은 도리어 생존과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됩니다.




산목, 자구야 고화불랍 자유야(山木, 自寇也。膏火不蠟, 自煬也)
산속의 나무는 스스로 해를 입는다. 등불은 초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를 태워 꺼진다.

기취야 향어난지 연즉 중인 개용지 이불이기위고야(其臭也,香於蘭芷。然則眾人皆用之,而不以其為故也)
그 향기는 난초보다도 향기로우나, 사람들은 그것을 사용하면서도 본래 그 향기를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
-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


* 저야 불중승묵, 불가이위기, 무소가용, 시이득기천년
樗也不中繩墨,不可以爲器,無所可用,是以得其天年。 - <장자> 「인간세」
<저> 나무는 자를 수 없고, 도구로 만들 수 없으므로 도끼에 찍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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