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비들을 위한 업무 팁 #11] PPT 작성법

aka 대면보고서 쓰는 법

by 아라항

지난번 워드 형식의 서면 보고서 작성법에 이어, 이번에는 PPT 형식의 대면 보고서 작성법에 대해 알아보자.


조직 내 팀마다 원하는 PPT 포맷이나 스타일이 다르다. 내가 속해 있던 개발팀의 PPT는 화려함이나 명료함 보다는 투박하고 한 장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넣는 스타일을 추구한다. 그래서 때론 회의실 화면에 완성된 PPT를 띄워놓으면 글씨가 작아서 잘 안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에 반해 마케팅이나 기획팀의 PPT는 비주얼을 중시하며, 하나의 장표에 많은 글자를 넣지 않고 키워드만을 표시하며, 상세 설명은 실제 발표 때 말로 하는 식이다. 개발팀에서 장표 당 꽉꽉 내용을 채우는 것에 익숙한 나는, 처음 마케팅 팀 스타일의 PPT를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마케팅 사람들은 완성된 PPT를 보낼 때도 PPT 파일형식으로 공유하지 않고, 꼭 PDF 형식으로 변환해서 공유를 하더라. 자기가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이쁘게 만든 PPT의 스타일을 공유하기가 싫었던 게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좀 얄밉다고 느껴졌다. "그거 PPT 좀 공유하면서 남이 쓰는 건 죽어도 안되는지"라는 생각이었다. 한번 힘들게 나만의 이쁜 PPT를 만들어보니 역지사지라고, 요즘은 나도 남이 나의 피땀눈물을 공짜로 쓰는 게 싫어서 공유시에는 꼭 PDF로 변환을 해서 보낸다.


여전히 나는 다른 사람들 대비 이쁘고 화려한 PPT를 만드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보고 받는 상사에게 효과적으로 내가 전달하려 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름 익숙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은 화려한 PPT를 만드는데 생성 AI를 사용하면 되니, 더 이상 화려한 PPT 스타일을 만드는 능력이 없다고 스트레스받을 필요도 없다. 오히려 '메시지 전달력'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는 시대가 되었다.




작성 순서


#1) 키보드로 치기 전에 계획부터 세우자


나는 손 편지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 가벼운 메시지의 카드는 바로 펜을 들고 편지지에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하지만, 정성스럽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싶을 때는 편지지에 바로 글을 쓰지 않고, 빈 종이에 어떤 내용을 쓸지 글의 구조를 구상해 보고 어느 정도 어떻게 쓸지 정리가 되면 그제야 편지지에 한 땀 한 땀 써내려 나간다.


PPT든 워드든 보고서 작성도 손편지와 다르지 않다. 워드 창을 열기 전에, PPT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전에 보고서에 대한 밑그림을 빈 종이에 그려봐야 된다. 그래야지 비로소 내가 이번 보고를 통해 상사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할지에 대해 구체화가 가능하다.


PPT의 청중은 누구인지? C레벨인지, 옆 팀 사람들인지?

어떤 프로젝트를 할지에 대한 계획보고 인지?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난 이후의 결과보고 인지?

프로젝트 도중 발생한 이슈에 대한 대응책 공유 인지?

도입 부분에 배경에 대한 설명을 길게 할지, 짧게 할지?


이렇게 빈 종이에 이번 보고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무작정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부터 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작업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거 같지만 점점 쓰다 보면 논리가 안 맞거나, 직속 상사로부터 중간점검을 받았을 때 다시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작성한 PPT 장표를 삭제하고 다시 만든다면 이미 소요된 작업시간을 생각했을 때, 계획을 짜고 쓰기 시작한 경우와 계획을 안 짜고 쓰기 시작한 경우는 그 차이가 매우 크다.


안다. PPT 작성에 있어 항상 1~2주 정도의 충분한 여유시간을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 최악의 경우 오늘 업무지시받고 그다음 날 오후까지 작성해야 될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마음이 급하다고 해서 무작정 키보드를 두드리지 말고 꼭 차분히 밑그림을 작성하고 PPT 작성에 임하기 바란다.




#2) 각 장별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 정하기


이번 보고의 주제와 내용, 대상, 그리고 전달하려는 큰 줄기의 메시지를 정했으면, 이제는 PPT 장표 별 담아낼 세부 메시지를 정할 차례다.


밑에 예시는, '회사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분석 및 대응방안'에 대한 PPT 보고서의 장표 별 세부 메시지를 적은 내용이다. PPT 도입부에는 배경설명을, 중반부에는 분석 자료 및 인사이트, 후반부에는 대응방안으로 구성을 한 후, 각 페이지 별로 이를 세분화하여 각 페이지에 넣을 내용을 대략적으로만 적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렇듯 큰 고민 없이 평소 자신만 보는 일기를 쓰듯, 편안하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내용들을 적어 내려 가자. 수치나 시계열 데이터를 보여줘야 될 거 같은 장표에는 '막대그래프 추가'와 같이 코멘트를 적어도 좋다. PPT 장표의 배경으로 특정 이미지를 사용하고 싶다면, '스트레스받는 직장인 그림 사용'이라고 노트를 남기거나.


p1
이슈 : 신규 인력들의 조직 이탈률이 높다
그림
. 평균 이탈률
. 경쟁사 대비 이탈률
p2
세부분석 : 사회초년생 vs 경력직
p3
사회초년생
개인주의적 가치관
평생직장 개념 약화
워라밸 중시
성장 기회 박탈
p4
경력직
조직문화 적응 실패
평생직장 개념 약화
성장 기회 박탈
p5
서로의 공통 이슈인 것부터 대응을 하기로 함
그림
사회초년생과 경력직의 공통점과 차이 - 벤다이어그램
p6
문제점 1) 성장 기회 박탈
해결안 : JD에 쓰여있는 일을 시키는지를 인사과가 재차 확인
주기적으로 신규인력 대상 서베이도 하고, 거짓으로 대답을 할 수 있으니까




#3) PPT 초안 작성


위와 같이 대략적인 Storyline에 맞춰 장표 별 세부 메시지가 정해지면, 이를 아래와 같이 PPT에 복붙 하자.

'제목'과 그 밑줄에 제목보다 작은 폰트로 '강조 포인트'를 적고, 본문에 '어떤 형식의 그래프를 넣을지', '그 내용은 무엇이 될 건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적어놓는다.


해당 내용은 위에 작성한 노트 내용을 복붙하고 장표에서 차트가 차지할 공간을 전체적인 구도를 고려해서 노란색으로 표시해 놓았다.


옆 장표에 적힌 문구에 주목해 주길 바란다. 그냥 편안하게 친구에게 설명하듯이 구어체로 적어놓은 거를 확인할 수 있다.


처음부터 보고서에 적는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 쓰면서 적기보다 일단 이렇게 구어체로 편안하게 먼저 적고, 논리에 맞는지 보고, 그다음에 어려운 단어로 적는 것이 작업속도를 훨씬 빠르게 해 준다.





#4) 직속상사에게 피드백받기


이 단계까지 완료했다면, 지금의 결과물을 가지고 직속 상사에게 피드백을 받기 바란다. 아직 완성은 안 됐지만 어떻게 각 장표들이 채워질지에 대한 밑그림은 있기에, 직속 상사 입장에서도 이에 대해 피드백을 줄 수 있다.


직속 상사의 피드백에 따라 작게는 장표에 들어갈 내용이, 크게는 전체 Storyline이 변경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모든 내용을 다시 작성해 보라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지만, 이 단계까지 작업한 양이 그렇게 크지 않기에 현재 단계에서의 수정이나 재작업은 그렇게까지 부담이 되지 않을 거다.


만약 장표마다 한 땀 한 땀 그림 및 그래프, 문구까지 완성형으로 다 작업을 한 다음에 직속 상사의 피드백을 받는다면, 직속상사 입장에서는 팀원이 많은 시간 공들인 자료이기에 크고 작은 수정이 있다 하더라도 차마 다시 작업하라는 피드백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자료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제대로 된 피드백의 부재로 인해 더 좋은 자료로 거듭나기가 어려워진다.


직속 상사가 눈물을 머금고 팀원의 성장을 위해 쓰디쓴 다수의 피드백을 줘서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피드백을 받는 팀원 입장에서는 몇 날며칠을 고생하며 자료를 만들기 위해 쏟은 시간과 정성과 노력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허탈감을 겪고 다시 자료를 만드면서 매 순간 현타가 터질 것이다.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Storyline과 각 장표 별 메시지만 잡아 놓은 이 단계에서 피드백을 꼭 받기를 바란다.




#4) 그림(이미지), 차트 삽입 및 문구 정리


PPT를 어떤 내용으로 채울지에 대해 피드백을 받았으니, 이제 이를 참조하여 장표를 작업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지금의 Stroyline으로 적는 게 맞을까?", "해당 장표에 이런 그림이나 차트를 삽입하는 게 낫나?"라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직속상사의 컨펌을 이미 받았으니, 나중에 차트의 색깔을 바꾸거나, 문구를 수정하는 마이너 한 수정사항 이외, 모든 걸 다 갈아엎는 대대적인 수정이 일어날 일은 극히 드물다. 그렇기에 고민 없이 쭉쭉 PPT 장표를 채워 나가면 된다.


생성형 AI가 나오기 전에 나는 다음 순서로 PPT를 채워나갔다.

1) PPT의 테마 스타일 정하기
2) 인터넷으로 서칭 해서 적합한 이미지 찾기
3) 필요한 차트를 테마 스타일에 맞게 만들기
4) 구어체로 적힌 문구를 문어체로 변경
5) 이미지/차트의 여백을 참고하여 문구의 길이를 수정 (필요시, 문구 변경)


생성형 AI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요즘은 다음 방법으로 PPT를 작성한다.

직속상사에게 피드백받은 초안 버전을 AI에게 입력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이미지 찾기, 문구 변경 등의 이전에 내가 해왔던 작업들을 프롬프트로 입력하여 요청

※ 참고로, (PPT 생성에 특화된 AI 서비스가 아닌) ChatGPT, Gemini와 같은 범용 AI 서비스의 경우 PPT 생성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수정이 필요한 문구, 이미지, 차트를 개별로 입력 수정해야 된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생성형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에, 내가 알지 못하는 위에 방법보다 더 빠르고 완성도 있게 PPT를 작성해 주는 AI서비스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알려준 접근법이 아닌 다른 더 나은 방법이 시장에 나와 있는지 확인을 꼭 해보길 바란다. 비단, state of art의 AI서비스를 검색하는 일 이외에도, 무슨 일을 하던 자신이 알고 있는 방법이 최선의 옵션인지 확인해 보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다른 사람들은 드릴로 땅 파고 있는데, 혼자 곡괭이질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5) 상사의 평소 관심사, 개성에 따라, 내용 보강


지금까지는 PPT에 들어가는 이미지, 차트, 텍스트가 모두 한 목소리를 내도록 서로가 유기적으로 논리 정연하게 align이 되었는지에 집중을 했다면, 이제는 실제 보고대상인 상사의 눈으로 보완해야 될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상사마다 성격이 각양각색인 만큼, 각 상사마다 원하는 PPT 포맷이 다르다. 같은 보고 내용을 여러 C레벨 상사에게 보고해야 하는 경우, 극단적이지만 각 상사 별 PPT 포맷을 저장해 놔서 같은 내용의 보고라도 보고받는 상사 맞춤 형식으로 바꾸는 경우도 보았다. 다음은 상사의 스타일 별로 개선해야 되는 포인트들이다.


상사가 평소 장표에 있는 숫자에 대해 디테일하게 본다면, → 테이블의 숫자의 합계나 평균값이 제대로 적혀 있는지, 혹시 0 하나가 빠져 있는 건 없는지, 숫자의 단위가 천 단위가 아닌 백단위로 잘못 적지는 않았는지 확인

상사가 이슈 별 해결책을 보고 받기를 원하는 스타일이면, → 방안#1, 방안#2 별로 구분하고 각 방안 별로의 장단점을 적어 상사가 보고 받는 자리에서 바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세팅

상사가 각 장표 별 메시지를 파악하고 장표 간 논리흐름을 중요시 본다면, → 장표 별 중요 메시지를 '부제목'으로 본문 글자보다 크게 적거나, 본문에 중요 메시지를 bold 처리


당연하겠지만 평소 상사가 고민하고 신경 쓰는 내용이 있으면, 이를 빼먹지 않고 보고내용에 넣어야 된다. 예를 들어 지난 분기 매출이 저조해서 이번 분기 매출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상사가 엄청 궁금한 상황이면 이를 PPT 첫 장에 보여준다거나, 만약 결과적으로 이번 분기도 매출이 좋지 않았다면 이를 해결할 해결책을 바로 보여주는 식으로 말이다.


추가로 상사 보고 법에 대해 이전 장에서 더욱 상세하게 설명한 내용이 있으니 참조 바란다.




#5) Final 체크업과 함께 보고 준비 완료


지금의 PPT 버전을 만들기까지 수없이 같은 장표를 봐왔었기에, 검토를 하라고 한들 보완해야 될 부분이 잘 보이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만약 방금까지 PPT 작업에 쉼 없이 매진했다면 더욱 지금의 버전은 완벽해 보이고, 할 때까지 다 했다고, 더 이상 고칠 게 없다고 느낄 것이다.


이럴 때는 잠시 밖에 나가서 바람이라도 쐬고 들어와서 프래쉬 해진 마인드로 본인이 작성한 PPT를 보기 바란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오늘은 그만 보고 다음 날에 다시 보는 것도 좋다. 잠시 PPT에 대해 머릿속에서 잊어버리고 다른 것에 집중을 하거나 시간을 보낸 다음에 보면, 분명히 그전에는 보지이지 않았던 부분이 보일 것이다.




주안점


장표의 화려함을 신경 쓰느라 제일 중요한 논리를 놓치면 안 된다


PPT 색상, 스타일, 이펙트에만 신경을 쓰고 정작 중요한 보고내용과 논리를 놓치면 안 된다. 이는 PPT의 보이는 외모만 신경 쓰다 내실을 놓친 격이다.


일부 상사들 중 모든 보고를 구두로만 받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 번째는 보고자가 보고내용에 대한 핵심내용을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구두 보고를 시작하자마자 이가 바로 탄로가 나기 때문에, 보고자로 하여금 보고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화려한 PPT에 보고자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가려져 상사 입장에서 보고내용을 이해하는데 시간과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방지하고자 함이다.


이렇듯 상사들은 PPT의 화려함 보다는 내용에 더 중점을 두기에 일부 상사는 PPT 자체를 보고 프로세스에서 제외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혹시나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짚고 넘어가자면, PPT의 화려함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PPT 내용의 논리를 확실하게 잡고 화룡점정으로 PPT의 이펙트를 신경 쓰자는 것이다.




피드백은 자주,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최대한 초반에


위에서 직속상사로부터 피드백받기를 한 번만 언급했다고 하여, 피드백을 한 번만 받으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내가 위에서 4번째 단계로 언급을 한 것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최소한의 내용이 갖춰졌을 때를 의미한다.


피드백은 여러 번, 자주 받을수록 좋다. 본인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보고하지만, 이는 다른 의미로 본인의 직속상사를 대신하여 보고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PPT는 본인과 직속상사 간 싱크된 내용으로 작성이 되어야 하고, 직속상사도 납득이 갈만한 내용이 적혀야 된다. 그래야지만 본인과 직속상사가 보고내용에 대해서 보고자리에서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를 위해 PPT를 작성하는 보고자는 직속상사에게 최대한 많이 본인이 작성하고 있는 보고자료에 대해 많은 의견을 물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직속상사의 의사에 반하는 내용이 보고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피드백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받을수록 좋다. 직속상사뿐만 아니라 여러 팀원들로부터 받을수록 더 다양한 관점에서 보고서가 다듬어지고 부족한 부분이 보완된다. 본인 시점에서는 보이지 않던 논리적 오류가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보일 수도 있다. 본인은 보고서의 전체 Storyline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남들에게도 이해가 될 거라 생각했던 내용도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피드백을 받는 시점은 PPT 작업 초반일수록 좋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다 작성한 단계에서 피드백을 받으면, 이제 와서 보고서를 다 고칠 수도 없고 매우 난감한 상황이 펼쳐진다. 최대한 각 장표별 들어갈 내용들이 정해졌다면 피드백을 받기 시작해야 된다.




별첨(Appendix)은 웬만하면 들어간다


별첨은 보고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고내용에 대해 더 깊고 폭넓은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별첨으로는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들로 쓰인다.

- WBS(Work Break Down)와 같은 상세일정표

- 보고내용에 인용해서 쓴 문구의 reference 정보나 원문

- 장표에서 평균, 퍼센티지로만 쓰인 수치의 상세 데이터


위와 같은 내용을 별첨으로 넣어야지! 하고 만들기보다는 실전에서는 만들었는 데 사용되지 않게 된 장표들의 묶음으로 많이 사용되곤 한다. PPT를 만들어본 사람들은 극공감할 거다.


오후 시간을 온전히 갈아 넣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상사가 너무 디테일하다고 코멘트를 했거나, PPT 장표 내용을 바꿔서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차트나 이미지가 있다면, 별첨 섹션에 집어넣으면 된다. 그렇기에 (제목에도 언급했듯이) Appendix는 웬만하면 들어간다.


혹시 아나. 보고받는 상사와의 대면보고 시 나오는 돌발질문에 "아 그 내용에 대해서 별첨에 따로 장표를 준비했는데요"라고 하면서 유연하고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이렇게 생각하면, 내가 열심히 만든 장표가 메인 장표에 쓰이지 않는다고 해서 억울해할 필요도 없고, 상사의 잘못된 가이드 때문에 나의 소중한 오후시간과 노력이 무의미해졌다고 원망할 필요도 없다. 열심히 작성한 장표는 별첨이라는 보석함에 잠시 보관되어 있다가, 나중에 그 진가를 발휘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PowerPoint는 업계표준이라고 할 만큼 많은 회사에서 쓰여 왔고, 앞으로도 쓰일 것이다. 아마 한 명부터 다수의 청중에 이르기까지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AI시대에서의 PPT작성은 자동화를 통해 그 수고를 덜을 수는 있을지언정 PPT 작성의 방법론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회초년생들이 PPT 작성에 애를 먹지만 특히나 공대생들은 학부 때 PPT를 자주 작성해 본 경험이 덜해서 더 힘들 것이고, 나 또한 그랬다. 이 글이 갈피를 못 잡는 회사 뉴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길라잡이 역할이 되었으면 한다.






Chapter. 뉴비들을 위한 업무 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