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지만 따뜻한 마음

마음은 다 느껴지는 법

by 든든

최근 나에게는 정말 기쁜 소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쌍둥이 아빠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주가 벌써 12주 차이다.

시간은 정말 빠르게 간다.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긴 하다.

왜냐하면 아내의 입덧 증세가 심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쌍둥이라서 더 힘들 거라고 말했다.

장모님도 입덧이 심했다는 이야기로 봐서는 유전+쌍둥이인 것 같다.

요즘 아내는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물론 나도 함께 걷고 있는 중이다.

거실 냄새조차 맡기 힘들어하는 아내는 안방에서 누워서 쉬고 있다.

덕분에 나는 집안일의 고수가 되어가는 중이다.


나름의 노하우를 얻으며 하고 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아내가 거실을 못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이냐면,,,

내 맘대로 살림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아내는 쓰레기가 생기면 바로바로 버리는 스타일이지만

나 같은 경우는 모아두었다가 한 방에 버리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집안일을 하다 보면 한 소리를 듣는다.

지금은 내가 관리자라서 내 마음대로 하면 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렇다.

아내가 방에만 누워있으니 나도 마냥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도와주고 싶은데,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는 것 같다.

뭐 먹고 싶다고 하면 사다 주고, 해달라는 거를 해주면 된다.

그게 전부이다.


하나 깨달은 게 있다면 자아를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가끔 자아를 갖고 말대답을 하면 불상사가 생긴다.

밤에 야식을 먹는 것은 안 좋으니 아내를 말리지만,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때로는 옳은 것이 틀릴 때도 있는 법.

자꾸 토를 달면 힘들다. 아내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게 옳은 것이고 지혜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이 결혼의 삶인가. 아직 난 신혼 초반이라 배움의 길은 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는 게 이 기느 것. 아내를 위해 평생 져야겠다.



어쨌든 아이가 생겼다는 사실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축복이다. 무려 쌍둥이라니.

시간이 어느 정도 되었을 때 친구들과 이 기쁨을 함께 공유했다.

친구들은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갑자기 집 주소를 물어보더니, 선물을 보내주었다.


선물은 바로 입덧에 좋다는 사탕과 차였다.

너무나 감동이었다.

맨날 장난만 치는 친구들이지만 이럴 때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함께 기뻐해주니 인생을 잘 산 것만 같았다.


그런데 한편에는 다른 마음이 있었다.

'다른 선물 보내달라고 할까..??'

사실은 아내가 입덧 초기 때 저 사탕을 샀다. 효과가 없었다. 차도 마찬가지이다. 별 소용이 없는 제품들이다.


있는 그대로 말할까 하다가 그냥 받기로 생각하고 고맙다는 말만 전했다.

그리고 친구들의 마음을 생각해 보았다.

친구들은 아마도 인터넷에서 입덧에 좋은 음식을 찾아봤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먹고 효능을 봤다는 선물을 보내준 걸로 예상된다. 참 크래커는 안보 내줘서 다행이다(?). 결혼도 내가 처음이고, 아기가 생긴 것도 내가 처음인데 친구들이 이런 걸 보내주는 건 당연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투박하면서도 다정한 말투로 축하한다고 하고, 선물을 보내준다고 하고, 아내를 잘 챙기라는 말에 나는 친구들의 마음을 다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내 마음속에 저 선물은 단순히 입덧에 좋은 사탕과 차가 아니다.

나와 아내를 생각해 주는 따뜻한 마음이다.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고, 평생토록 갚을 은혜이다.


서투른 표현이지만 따뜻한 마음은 다 전해진다.

나에게 친구들이 마음의 전해진 것처럼, 방 안에 누워있는 아내도 비록 내가 전부다 마음에 들게 할 수는 없겠지만 내 마음을 알 것이다.


마음을 전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따뜻한 마음으로 표현한다면 온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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