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누잔, 고독한 영원의 직관

짧은 생애, 환경의 벽을 넘어선 수학의 영감

by 진주

서론

스리니바사 라마누잔(1887~1920)은 인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수학의 천재성을 꽃피웠다.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놀라운 직관과 영감으로 현대 수학의 지형을 바꾸었다. 그러나 그는 32세라는 짧은 생애를 마쳤다. 그의 죽음 뒤에는 시대적 한계와 기후, 환경, 질병이 겹쳐 있었다. 이 글은 라마누잔의 삶과 병, 그리고 오늘날 어르신들의 생활환경과 연결하여 인간에게 건강한 조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돌아본다.

젊은 날의 삶과 가족

라마누잔은 인도 남부 타밀나두에서 태어났다. 가난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수학에 깊은 매혹을 느꼈다. 독학으로 수학을 공부했고, 16세에 이미 고등수학의 독창적인 공식을 만들어냈다. 그의 결혼은 일찍 이루어졌으나, 가난과 질병, 그리고 학문에 몰입한 삶 때문에 부부로서의 시간은 짧았다. 신앙심 깊은 힌두교 가정에서 자란 그는, 수학적 영감을 신의 계시로 받아들이곤 했다.

성격과 기질, 그리고 불이익

라마누잔은 내성적이고 고집스러웠다. 그는 정규 수학 교육을 받지 않았기에 엄밀한 증명보다는 직관적 공식을 먼저 제시했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학계에서 그의 업적이 무시되거나 오해되었다. 그러나 하디(Hardy) 교수를 만난 뒤, 그의 독창적 재능은 마침내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격과 기질은 때로 협력의 기회를 좁혔고, 건강을 돌보기보다 연구에 몰입하여 병세를 악화시키기도 했다.

질병과 시대적 배경

라마누잔은 영국 유학 시절, 영양실조와 폐결핵으로 건강을 잃었다. 그는 힌두교 전통에 따라 채식을 고수했으나,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은 식량 사정이 극도로 나빴다. 채식 위주의 식단에서 필요한 영양을 얻지 못했고, 차갑고 습한 영국 기후는 그의 몸을 더욱 약화시켰다.

당시 폐결핵은 치명적인 질병이었다. 결핵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이었기에, 결핵에 걸린 사람들의 사망률은 매우 높았다. 라마누잔 역시 심한 기침과 체중 감소, 피로에 시달리며 연구를 이어갔다. 그는 결국 1919년 인도로 돌아갔으나, 1920년 4월 26일, 32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오늘날의 폐결핵과 교훈

오늘날 폐결핵은 조기 발견과 항생제 치료로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여전히 고령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큰 위험이 된다. 라마누잔의 시대와 비교하면 현대 의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여전히 기후·영양·환경은 건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업적과 불멸의 직관

라마누잔은 짧은 생애 동안 무한급수, 모듈러 함수, 파티션 이론 등에서 수많은 공식을 남겼다. 그가 직관으로 써 내려간 수식들은 훗날 증명되며 현대 수학의 토대가 되었다. 그의 유고 노트는 아직도 연구가 진행되는 보고로 남아 있다. 그는 정규 교육이 부족했지만, 수학은 지적 훈련의 결과만이 아니라, 영감과 감성의 결합에서도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공식과 원리, 그리고 노인의 삶

공식만을 외워 문제를 푸는 학생과, 그 원리를 파고들며 이해하려는 학생이 있듯, 노년의 삶에도 두 가지 태도가 교차한다. 어떤 학생은 빠른 정답을 얻는 데 집중해 새로운 상황에서 당황하기 쉽지만, 원리를 이해한 학생은 시간이 더 걸려도 다양한 문제에 적응한다. 라마누잔은 후자의 대표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정규 교과서의 공식을 외우기보다, 스스로 수학의 구조와 직관을 탐구하며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냈다.

노인들의 일상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드러난다. 어떤 어르신은 작은 생활 규칙 하나에도 ‘내 방식대로 해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고, 틀에서 벗어나면 불안해한다. 예컨대 행주는 반드시 짜서 걸어야 하고, 밥은 꼭 같은 시간에 차려야 하며, 약은 같은 순서로만 복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공식 암기형 학생과 닮아 있다. 반대로 어떤 분은 ‘왜 이것이 필요한가’를 이해하면 스스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생활 방식을 조금씩 응용한다. 침대 사용이 힘들어도, 이유를 납득하면 높낮이를 조절한 매트를 활용하거나 운동을 변형하여 참여한다. 이들은 원리를 이해한 학생처럼 상황 변화에도 더 유연하게 적응한다.

라마누잔의 학습 태도는 오늘의 노년에게도 하나의 길을 제시한다. 변화에 성급히 반발하기보다, 그 변화의 이유와 원리를 이해하며 수용하는 것. 이것이 건강한 노년을 만드는 지혜이자, 삶의 방정식을 풀어가는 또 다른 해답이다.

기후와 환경, 그리고 어르신들의 삶

라마누잔의 짧은 생애는 환경과 기후의 가혹함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위협하는지를 보여준다. 건강한 삶에는 단지 의지와 재능만이 아니라, 적절한 생활 조건이 필요하다. 오늘날 노인 돌봄 현장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본다.

어떤 어르신은 좁은 방 안에서 하루 종일 생활하며, 계단조차 내려올 수 없다. 바닥에 온돌이 깔린 방에서 누워 지내다 오른쪽 대퇴부에 저온 화상을 입고, 피부 손상이 반복되기도 한다. 바닥에서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 화장실도 기어 다니며 생활한다. 좌식생활을 원하지만, 작은 방은 침대를 놓을 공간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보호자와 상의하여 생활환경을 바꾸려 해도, 좁은 공간이나 비용과 같은 구조적 한계에 부딪히고, 무엇보다도 보호자의 인식 개선이 쉽지 않아 문제 해결은 더디게 진행된다.

이처럼 환경과 기후는 인간의 건강을 지탱하는 필수 조건이다. 라마누잔이 영국의 차가운 기후와 열악한 식생활 속에서 병을 얻었듯, 오늘의 어르신들도 부적절한 생활 조건에서 건강과 존엄을 위협받는다.

결론

라마누잔의 생애는 짧았지만, 그의 직관은 불멸의 수학으로 남았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동시에, 건강한 환경과 기후, 영양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인간의 삶은 재능과 의지로만 유지되지 않는다. 적절한 조건이 마련될 때 비로소 존엄한 노년, 창조적 청년, 의미 있는 인생이 가능하다. 어르신들의 성급한 요구와 반복되는 고집 뒤에는, 사실 그들이 처한 환경의 절박함이 숨어 있다.

라마누잔의 삶은 우리에게, 돌봄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환경을 조율하고 기후를 고려하는 총체적 삶의 배려임을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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