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여행의 끝, 일상의 품으로

by 진주

여행지 중 유후인을 여행할 때 문득 라떼가 떠올랐다. 맑은 공기와 산내음이 섞인 골목을 걷다 보니 ‘라떼와 함께 산책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유후인을 새로운 세상으로 받아들였듯 라떼도 한 번도 맡아보지 못한 유후인의 향을 좋아했을 것 같았다. 꼬리를 살짝 흔들며 그 향을 따라 걷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우리가 세상 밖으로 여행을 떠난 동안 라떼도 강아지 세상 속으로의 여행을 했다. 처음엔 낯설지만 설레는 얼굴로 호텔의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며 마치 작은 왕국의 주인처럼 군림하던 모습이 귀여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라떼는 우리 가족만을 좋아하고 사람에 대한 낯가림이 심한 아이다. 익숙한 냄새가 사라진 공간에서 얼마나 불안했을까.

마지막 날 남편이 라떼를 데리고 집으로 오는 동안 내내 울었다고 했다. 나를 만나자마자 하우링을 하며 흐느꼈고, 아마도 버림받았다고 느꼈던 모양이었다. ‘나 혼자 두고 모두 어디 갔다 왔냐’고 묻는 듯한 울음이었고, 먹지 못했는지 몸은 가벼워져 밤새 설사를 하고 토하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받았던 라떼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오자 라떼의 몸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냄새가 배어 있었다. 익숙한 샴푸로 씻기고 무려 5일간 닦지 못한 이를 닦아주자 꼬리를 흔들며 좋아했다. 좋아하는 장난감 중 포도 공을 골라 즐겁게 놀았다. 호텔의 많은 친구보다 라떼에게는 우리 집이 가장 편한 쉼터였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 날까지 조금은 예민했지만 세 번째 아침 산책에서 평소의 라떼로 돌아왔다. 할머니와 이모를 만날 때도 반가움과 서러움이 뒤섞인 듯 응석을 부렸다. 라떼는 이틀 동안 내내 배를 보이며 잠을 잤다. 우리 가족 모두 그리고 라떼도 익숙한 냄새로 다시 채워진 집 안에서 여행의 마지막 여운이 천천히 사라졌다. 그제야 비로소 모든 것이 제자리에 돌아온 듯했다. 그렇게 긴 휴식의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소소한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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