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매거진>은 골치 아픈 일 말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을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야. 한 번 들어볼래?
오늘은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게.
난 솔직히 관대한 입맛이라 웬만한 음식이면 다 맛있어.
예전에 급식실에서 국이 약간 타서 나왔는데도 나만 냠냠 잘 먹었다니까. 친구들은 매점으로 다들 도망갔는데도 말이야.
그래서인지 나는 딱히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하진 않아.
줄 서는 것도 싫구.
그래서 좋을 때도 있어.
일단 새로운 음식에 잘 도전해.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입에 안 맞을까 봐 충분히 검증된 식당을 주로 가더라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먹던 걸 다시 먹게 되는 경우가 많지.
그런데 나는 아무거나(?) 잘 먹으니까 새로 생긴 식당에도 잘 들어가. 오히려 좋아라 하면서 들어가지.
못 먹어 본 음식을 먹어본다는 게 은근히 큰 즐거움이라니까.
물론 웬만한 음식이면 다 맛있기 때문에 내 요리 솜씨가 영 제자리걸음이긴 해.
왜냐면 이 정도로 해도 충분히 맛있기 때문이야.
맛잘알들은 본인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춰야 되니까 각종 양념과 향신료의 최고 조합을 찾아 나가잖아.
그런데 나는 그냥 물에 살짝 데쳐서 간만 맞추면 그게 그렇게 맛있더라고.
그래서 다이어트할 때 참 좋았어.
다른 사람들은 두부요리 지겹다면서 새로운 레시피를 찾아 헤맬 때, 난 몇 달을 생두부만 먹었는데도 참 맛있었어. 헤헤.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 이거 별로네, 하는 사람은 좀 싫어.
일단 내가 동의되지 않기도 하고, 그냥 먹어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해서.
그렇지만 그런 말 좀 하지 마라고 말하는 스타일은 또 아니야. 그런 말을 들으면 그냥 귀 좀 긁고 말지.
요즘엔 내 입에만 맛있지 쟤한텐 별로이고, 그게 큰일로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긴 하더라고.
난 사실 한 끼 맛없어도 큰일이 아닌데, 누군가에겐 큰일이기도 하니까.
그걸 마음 깊은 곳에서 이해하게 된 건 사실 얼마되지 않았어.
내가 맛있으면 다들 맛있는 줄 알았지. 그런데 당연하게도 아니더라고.
그리고 난 음식 선호에 큰 뜻이 없어서 그런지,
내가 짜장면을 시켰는데 볶음밥을 시킨 친구가 짜장면이 맛있어 보이니 바꿔서 먹어도 되냐고 하면, 난 바로 응, 그래 할 것 같거든?
그런데 아니, 나도 짜장면 먹고 싶어서 시킨 거라 안돼,라고 할 거라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나한텐 신선한 충격이었어. 재미있기도 했고.
그래서 넌 식사가 안 중요한 편이냐? 하면 또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애.
정감 넘치는 식당에서 맛있는 한 끼 먹으면 기분이 상당히 좋아지거든.
난 고독한 미식가에 고로 아저씨처럼 혼밥도 잘하고 메뉴도 신중하게 고르고 싶어지기도 해.
평소 점심식사 같은 건 가성비 좋은 구내식당을 적극 이용하는 편이지만,
또 주말이나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땐 외식의 힘을 빌리는 편이지.
고급 식당은 왠지 체하는 기분이라 자주 안 가고 격식을 차려야 하는 상대랑만 가는 편이고,
편히 즐기고 싶을 땐 노포 스타일을 좋아해.
노포 특유의 분위기를 내가 참 좋아하는 것 같애.
예전엔 맛있는 음식에 술을 잘 곁들여 먹었지만(특히 탕이나 전골류에 소주가 내 취향이야)
요즘은 술 자체를 잘 안 마시다 보니 음식 먹을 때도 잘 안 찾게 되더라고.
그래도 가끔씩은 술과 음식으로 풍성한 저녁을 보낼 생각에 집에 가는 발걸음이 신날 때도 있어.
넌 음식을 먹을 때 술 한 잔이 생각나는 편이니?
혹시 혼밥도 잘해?
오늘은 먹은 지 한 달이 지난 음식 중 어떤 게 제일 먹고 싶은지 생각하면서 한껏 말랑해져 보는 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