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 매거진>은 골치 아픈 일 말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을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야. 한 번 들어볼래?
오늘은 칭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나는 칭찬을 들으면 그렇게 쑥스러워. 춤은커녕 아니예요, 아니예요 하면 손 젓기 바빴다니까. 그런데 어디선가 칭찬을 잘 받는 것도 칭찬을 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하길래, 요즘은 일단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뒤에 멋쩍은 '하하'를 덧붙이지. 뭐 그렇게 칭찬을 넙죽 받으려는 건 아니지만, 여튼 칭찬해줘서 고마워요, 의 뜻이야.
칭찬을 편하게 못 받아들여서 그런지, 칭찬을 하는 것도 참 쑥스러워. 어떻게 보면 칭찬을 하는 게 더 쑥스러워.
아기나 어린이, 강아지나 고양이한테는 쉽게 칭찬할 수 있는데, 어른인 당사자에게 직접 칭찬하는 건 참 쉽지 않더라.
우리 팀원이 일을 꽤 잘해서 칭찬해주고 싶은데, 고마워요, 까진 무리가 없는데, 네가 한 어떤 점이 너무 좋았어, 잘했어요,는 잘 안돼. 칭찬은 구체적으로 해주라고 하는데들 말이지. 몇 번이나 결심을 하고 오늘 할 일에 □□이 칭찬하기,라고 해놓아야 겨우 칭찬할 수 있더라.
아마 다 큰 어른에 대한 칭찬은 내가 널 이렇게 좋게 봤다는 '평가'가 들어가서 어려운 것 같아. 내가 뭐라고 널 평가하고 그걸 전하는가, 싶어서 말이야. 어린이들에 대한 평가는 부담이 없고 당연하다 싶은데, 어른에 대한 평가는 내가 평가할 자격이 있는지를 무의식적으로 따지고 있나 봐. 하지만 나도 팀원일 때 팀장님의 칭찬을 들으면 기쁜 마음이 먼저 들었지, 저 팀장 지가 뭐가 잘났다고 날 칭찬해(?) 하는 마음 같은 건 전혀 들지 않았다고. 칭찬도 많이 못 듣는 불쌍한 우리 팀원들. 갑자기 안쓰럽구먼.
그래도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에게 그 사람을 칭찬하는 건 잘해. 이건 왠지 평가가 아니라 자랑 같은 느낌으로 해서 그런 것 같아. 우리 □□이가 이걸 너무 잘하더라고요, 같이 전하는 말은 별로 거부감이 없어. 제삼자를 통해 칭찬을 전해 들으면 더 기쁘다,라는 말이 있길래 덜 쑥스러운 이 방법이라도 자주 쓰고 있는데. 과연 내 말이 □□이 귀에 들어갈까? 생각하면 글쎄. 칭찬은 기대보다 더디 퍼지더라고. 그래도 어찌 됐든 우리 □□이의 장점을 다들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칭찬하는 거니까 굳이 □□이 귀에 안 들어가더라도 제삼자에게 전하는 칭찬은 계속할 거 같아.
회사는 물론이고, 가족끼리도 칭찬은 꼭 필요하지. 아들 아기 때는 진짜 똥만 싸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커갈수록 칭찬이 줄어드는 느낌이긴 해. 그리고 시험을 잘 봤을 때 칭찬하면 시험을 잘 봐야 하는 강박이 생긴다고 해더라고. T_T 칭찬도 섬세하게 하려니까 생각처럼 막 못 해. 그리고 영혼이 없이 입으로만 칭찬하면 바로 알아채더라고. 이 그림은 이 부분이 음영 표현이 잘됐다, 뭐 이렇게 콕찝어 칭찬해 줘야 해. 어린이 칭찬도 쉽지가 않았구나.
남편한테는 칭찬보다는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하는 편이야. 잘했네,라는 말이 부부 사이에 혹시라도 기분 나쁠까 봐 고마워,를 일단 먼저 하고. 작은 잘한 점을 발견하면 크게 잘했다고 하고, 우와,를 꼭 넣어 줘야 해. 감탄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그럼 서로가 기분 좋은 시간이 되더라.
넌 어떤 칭찬을 받을 때 기분이 좋아?
노력보다는 능력을 칭찬하는 게 기뻐? 아님 능력보다는 노력을 인정해 주는 게 더 기뻐?
오늘은 나의 장점 하나를 발견해 스스로를 잔뜩 칭찬해 주면서 한껏 말랑해져 보는 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