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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하울 May 18. 2022

밑이 아니라 위라니까요.

그러니까 J가 가끔 우리를 모아놓고  머리 염색을 해줬던 이유는 옛날에 미용기술을 익혔기 때문이라고 했다.


"카니까 언냐, 내가 그때 미용을 할라 캤다니까. 그래가 마네킹 머리도 안 샀나. 집에서 빠마 마는 것도 쫌 연습해볼라꼬. 근데 우리 아부지한테 딱 들키뿟네. 그래 아부지가 열 받아가 그 마네킹 대가리를 마당으로 던져뿌고 쌩 난리를 쳤다니까. 방구석에 기신 나온다고, 공부 안 하고 헛짓한다꼬. 아이고, 그때 울 아부지가 안 말렸으만 내 지금 강남서 김태희, 전지현 갸들 머리는 내가 싹 다 정리하고 안 있겠나. 아, 머리 얘기 카니까 생각나네.


출처-  네이버

고등학교 입학 전에 머리를 짜르고 오라 카는 거야. 귀 위 3센티라카데. 그래  미용실에 안 갔나.

이모, 귀 위 3센티로 짤라 주이소 캤더니 어? 귀 위가 아이고 귀 밑 3센티 아니가? 카는 거야.

아니예, 우리 학교는  귀 위 3센티가 규칙이라 카던데요. 

고등학교 입학인데 규정은 잘 따르고 가야 안 되겠나. 내가 억수로 모범생이었데이. 그래가 나는 꼭 귀 위로 짜르고 갈라 캤지. 근데 미용실 이모가 자꾸 귀 위가 아니라고 이 동네 아들 죄다 귀 밑으로 짜르고 갔다고 잘 알아보라 카는 거야. 난 분명히 귀 위로 들었지. 그래 걍 짤라 달라 캤어. 그때 나는 학교가 우리 동네랑 쫌 떨어진 곳에 배정을 받아서 딱히 알아볼 친구도 없었는기라. 내가 귀 위 3센티로 계속 고집을 부리니까 미용실 이모가 그라믄 뒤통수 면도해야 된다 개안나? 카데. 그래라 캤지. 

그래가 귀 위 3센티를 반듯하게  짜르고 뒤통수 반은 면도를 안 했나. 뭐, 그 꼬락서니로 잘릴 줄 내가 알았겠나.

학교에  가보니까 세상에  귀 위로 짜른 아는 내빠이 없드라. 하아~ 학교에서 내 이름은 몰라도 귀 위 3센티카믄 모르는 아들이 없었다니까. J가 누고?  왜 가 안 있나. 머리 면도 한 아. 

3년 내내 내 별명이 그거였다. 귀 위 3센티. 

내 진짜 그때 학을 띠가 내 몸에 털이 삐뚜루 난 게 있어도 면도는 않하잖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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