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지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황지우_너를 기다리는 동안
처음 사랑에 눈을 떴을 때는 부정했다. 단지 스쳐 지나가는 여러 감정 중에 하나이기에.
두 번째 사랑에 눈을 떴을 때는 눈을 다시 감았다. 아직은 준비가 덜 되었기에.
세 번째 사랑에 눈을 뜰 때는 궁금했다. 더욱 알아가고 싶었기에.
네 번째 사랑이 피어날 때는 놓치기 싫었다. 어쩌면 강하게 끌어당기는 자성 같아서.
모든 순간이 시작과 끝이 어땠는지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기다림이라는 공허함의 시간도 즐거웠다.
짧은 순간이었어도 기억에서 지워질 수가, 아니 지우고 싶지 않았다.
사랑의 모습은 영화와 같다.
첫 영화는 단편 영화다.
시작은 주말에 갔던 성당에서 시작되었고 엔딩은 누군가의 떠나감이었다.
두 번째 영화는 시즌제 영화다. 교실 앞 복도에서의 마주침이었고 긴 서사가 이어지고난 후의 엔딩은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의 엇갈림과 새드엔딩이었다.
세 번째 영화는 다시 단편 영화다. 영화의 시작은 첫 만남의 장소였고 끝은 알면서도 미래를 위해 외면했던 주연 배우의 떠나감이었다.
네 번째 영화는 제작 중일지도 모른다. 시작은 종이 냄새가 그득한 곳이었고 영화의 결말은 아직 시나리오가 끝나지 않았다.
사랑에 있어서 바라봐달라는 말은 '애정'이라는 표현을 좋게 풀어낸 언어가 아닐까. 그대 앞에만 서면 아이처럼 변하는 모습을 품어달라는 감수성 그득한 묘한 단어일 것이다.
굳었던 입은 누군가를 위해 녹아내려 하얀 돌들이 보이게 되고, 차가운 마음은 흘러내려 더 이상의 뾰족한 모남 없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이란 기다리는 순간이 설렘으로 가득해 이성이 감성에 지배되어 바보가 되어버리게 만든다. 그러나 바라보는 사람은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묘한 모습으로 비추어진다.
영화는 계속 상영되고 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까지 결말을 알 수 없기에. 관심 갖고 바라볼 테고 역시 바라봐주길.
https://youtu.be/IUNizrRgE3c?si=O7jGUIfhTNvmQGj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