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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경미 Mar 17. 2023

투고 노하우(1)

투고 성공의 8할은 마음가짐

미리 말해두지만, 투고는 그야말로 전쟁이나 다를 바 없다. 나를 잘 컨트롤 하면서 출판사가 내 원고를 마음에 들게 온갖 요령을 부려야 하는 그런 전투 말이다.     

이런 말을 미리 해두는 이유는, 절대 겁을 줘서 이쯤에서 포기하시길 바라기 때문이 아니다. 무엇을 상상하든 호락호락하지도 안락하지도 평온하지도 않을 단계에 진입했으니, 호랑이 굴에 들어왔다 생각하고 마음 단단히 먹길 바라며 드리는 말씀이다.     


투고에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마음’이다. 그냥 마음이 아니라 앞으로 맞닥트릴 무수한 실패와 거절을 데미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든든한,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마음’이 필요하다. 투고할 때 가장 먼저 바닥으로 나가떨어지는 게 바로 ‘마음’이기 때문이다. 고로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투고 성공은 가까워진다.     


해보면 알겠지만, 혹은 경험해본 사람은 이미 알겠지만, 투고하는 과정의 조마조마함은 작가를 (속된 말로) 미치게 만든다. 모든 과정에서 불안, 초조, 걱정, 의심 같은 감정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출판사를 알아볼 때는 이곳이 괜찮은 곳일까 알지 못해서, 제대로 정보를 찾은 건지 걱정돼서 불안하다. 그렇게 1, 2주를 보낸 뒤, 투고 기획안과 메일을 작성할 때는 제대로 어필했을지 의심된다. 마음이 온통 의심과 걱정 투성이다. 그렇게 또 1주 정도가 흘러 투고 메일을 본격적으로 보내면서부터는 ‘읽지 않음, 몇 주내 통보’ 혹은 ‘묵묵부답’의 반응에 조바심이 일 것이다.

슬슬 이런저런 이유를 담은, 그러나 대동소이한 거절 메시지가 도착하면 이미 걱정 때문에 데미지를 입은 마음은 더 황량해져서는 걱정과 불안이 쉽게 쌓일 것이다. 긴장과 걱정과 불안이 한 달 쯤 계속 되고, 발송하는 메일이 10개에서 50개, 50개에서 100개로 늘어나고 거절의 메시지가 그만큼 수신되면 의심이 들기 시작할 것이다.

‘내 글이 이상한가, 콘셉트가 이상한가, 어필을 제대로 못했나.’


그런 시간이 또 몇 주, 길게는 몇 달(이렇게 일 년을 투고한 작가도 본 적이 있다) 이어지면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라고 했으나, 나는 결국 이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접자, 이 원고는 도저히 아니야.’ 혹은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봐.’

그렇게 세상에 나오지 못한 원고가 저 깊고 어두운 하드 디스크 어딘가에 저장되고, 미처 피어나지 못한 작가의 꿈이 또 하나 지고 만다.     


그런데 그것 아는가?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끈 해리포터 시리즈를 지은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 원고를 10번 넘게 거절당했다는 사실을. 어떤 작가는 100곳 넘는 출판사에 투고한 뒤에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힘든 시기를 잘 넘기면 분명 내 원고를 마음에 들어 할 출판사를 만날 것이고, 대부분 투고에 성공할 것이다. 내 경험과 주변 작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면 그렇다. 중도 포기한 10%를 제외하면 모든 책이 세상에 나왔으니까.     

거절 메일이 늘어날수록, 투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내 원고가 부족해서가 아니야. 아직 마음에 들어 하는 출판사를 찾지 못했을 뿐이야.”


그리고 위로가 된다면,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하자. 내 원고를 마음에 들어 할 출판사를 발견할 행운을 주세요. 내 원고를 눈 밝은 편집자가 읽게 해주세요. 라고.     


이제 곧 투고를 시작할 생각이라면, 좋은 출판사 찾고 투고 메일 쓸 시간 조금을 떼어내서 내 마음을 잘 달래는 데 쓰길 바란다. 서둘러 해치워야지 하는 조바심을 버리고,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는 장기전에 대비한다는 마음으로 틈틈이 기분 전환을 하고 동기 부여도 하면서 마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라는 것. 그래서 나는 한 편 두 편 계속 쓰면서 마음을 달랬다.  

    

만약 텍스트에 힘을 얻는 성향이라면 당신에게 힘이 되는 문구를 책상 주변에 적어놓고 매일 작업을 시작하기 전 읽어보는 것도 좋다.     


“자신이 무력하다는 생각만 하지 않으면, 인간은 누구나 무력하지 않다.”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펄 벅의 명언이라며 써있는 글을 읽고, 이 글을 매일 투고를 보내기 전 읽었다. 그러고 나면 불쑥 마음속에서 어떤 용기 하나가 솟아났다. 그 용기를 밑천 삼아 하루치 용기를 내고, 다음날에도 문장을 읽으며 용기 하나를 얻어 투고를 지속했다. 용기를 얻고 용기를 쓰고 부족하면 다시 용기를 보충하고. 이 끝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하고 지루한 작업을 꾸준히 해낸다면 분명 연락이 올 것이다.

“안녕하세요. ○○ 출판사입니다.”라는 반가운 연락이.     


끝을 맺기 전, 투고를 시작하려는 혹은 반복되는 거절에 지쳐 있는 당신에게 다시 한번 해주고 싶은 말.   

  

당신의 글을 의심하지 마세요. 당신의 글은 충분히 훌륭합니다.

당신 자신을 믿으세요. 당신은 분명 해낼 겁니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세요. 끝이 눈앞에 있으니까요.

지치지 않게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나아가세요. 우리에겐 체력이 필요합니다.

힘들 땐 마음을 잘 달래주세요. “잘하고 있어. 걱정 마.”

당신을 지지해 줄 사람 혹은 문장들과 함께하세요. 분명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당신은 꼭 투고에 성공할 겁니다. 곧 세상에 나와 빛을 낼 당신의 책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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