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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횡 Feb 29. 2024

지구가 태양을 네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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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어서 브런치에 들어왔다. 오늘이 지나가면 2월 29일이라는 날짜가 찍힌 글을 적기 위해 다시 4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무려 4년이다. 지구가 태양을 열심히 돌며 1년에 6시간씩 모은 특별한 날.


그런데 신기하게도 최소한 내 주변에는 딱히 이 날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1년에 한 번은 무조건 오는 명절이나 생일, 크리스마스 등은 특별하게 생각하면서 왜 4년에 한 번 오는 이 날은 그리 특별하게 느끼지 않는 걸까?


희소성만 놓고 보자면 2월 29일만큼 희소성이 있는 날은 단 하루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희소성은 무언가를 특별하게 느끼게 하는 요소 중에 하나이긴 하겠지만 그렇게 비중이 높진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요소가 특정한 날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동기를 줄 수 있는 날이지 않을까 싶다.


가령 생일을 예로 들자면, 우리는 누군가의 생일이 다가올 때 생일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서로 묻기도 하고 당일이 되면 생일인 사람에게 선물을 주기도 한다. 모두 평상시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이지만 '생일'이라는 특별한 날이 평소와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동기가 되어 준다.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에 비해 2월 29일은 다른 행동을 하기 위한 동기가 되기에 조금 부족해 보인다. 사실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미움받지 않으면 다행인 수준이 아닐까 싶다. 월급 받고 일하면 그냥 일하는 날만 하루 더 늘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이 29일이 아니라면 3월 1일이라 다들 쉬고 있었을 것이다. 이래 저래 좋게 볼 구석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하루가 보너스가 되어 조금의 여유를 줄 수도 있다. 당장 3월 초에 시험 같은 게 있다면 오늘은 꽤나 소중한 날이 될 것이다.


이렇게 희소하지만 그리 특별하진 않은 하루가 지나간다.  그래도 상황에 따라 나름대로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하루이기에 29일도 그렇게 서운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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