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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횡 Oct 30. 2023

재능과 노력에 대한 논쟁은 왜 생길까?

그 사이 어딘가의 우리

재능 vs 노력


이것에 대한 글이나 영상을 한 번쯤은 접해봤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학창 시절에 여기에 대한 고민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여기저기 검색을 좀 해보니 이제는 재능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은데, 노력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역시 꽤 보인다.


우리 각자의 생각은 다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재능과 노력은 성격이 다르다. 재능 없는 사람이 재능이 있는 사람을 이기려면 재능이 있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노력이라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고 시간은 한정적이며 그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진다. 따라서 노력에는 한계치가 존재하며 재능이 있건 없건 그 한계치가 같기에, 결국에는 재능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과 후천적인 것을 동등한 선상에 놓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재능과 노력에 대한 논쟁이 생기는 것일까?


우리가 라면을 끓인다고 가정해 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면을 끓이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겠지만, 어떤 누군가는 라면 끓이는데 재능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럼 이렇게 라면을 못 끓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답은 간단하다. 라면 뒤에 나와있는 끓이는 법을 보고 계량컵으로 물을 맞추고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며 끊이면 된다. 정말 재능이 없더라도 다섯 번, 열 번 끊이다 보면 본인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큼의 라면은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다른 가정을 하나 더 해보자. 


신이 어느 날 내게 와 하나의 제안을 한다. '너에게 100년의 시간을 주고 필요한 모든 편의를 제공해 줄 테니 아인슈타인이 낸 성과에 비견될만한 과학적인 성과를 내봐라.' 그럼 나는 바로 대답할 것이다. '그건 불가능한데요?'


위 두 예시는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재능의 정도가 각각의 경우마다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라면을 끓이는 일은 크게 재능이 필요 없이 적당한 노력이 있으면 가능하다. 반면에 역사에 남을만한 과학적 성과를 내는 일은 꽤나 높은 수준의 재능이 필요하다. 노력으로 감당이 안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마주치는 대부분의 일들은 위 두 지점(예시) 사이에 존재한다. 물론 이 사이 구간이 꽤나 넓기도 하고 우리가 원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재능이 일정 수준 이상 필요한 쪽에 몰려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재능차이는 노력으로 메꿀 수 있는 영역인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재능과 노력에 대한 논쟁이 나오는 이유이다.


특정 분야에 전혀 재능이 없는데 그 분야에서의 성취를 원한다면 어려울 수 있으나 우리는 대부분 어느 정도는 자신의 능력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무엇에 노력을 쏟을지 결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재능 있는 사람들이 먼저 이루는 것을 지켜보고 뒤이어 앞의 사람들보다 재능이 부족하지만 그만큼 더 긴 시간 동안 노력한 사람이 이루는 것을 본다. 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재능을 잘못 파악해 많은 시간을 들여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나가떨어지기도 하고 조금 더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사람이라도 그 조금의 차이로 중도 포기하는 사람도 본다. 그래서 우리는 재능과 노력으로 항상 논쟁을 벌인다. 세상의 모든 일이 라면 끓이는 것과 같거나 아인슈타인의 업적을 이루는 것과 같다면 이런 논쟁은 아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 재능과 노력이 뒤섞인 영역이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니 재능이 없다고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노력이 재능이 부족한 나머지 부분을 해결해 줄 것이며 혹시 그렇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각양각색이라 다른 분야에 재능이 분명히 있을 것이기에 자신을 잘 돌보며 다른 곳을 두드릴 준비를 하면 된다. 


그저 주저앉아있을게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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