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작은누나의 엄마 집에서 임시 방문객인 나는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늘 데면거리던 키 작고 체중이 겨우 4kg인 '말티스 수리'가 튼튼한 다리와 체중이 11kg의 '웰시코기' 인 내게 시비를 걸었다. 간식을 먹을 때마다 내게 눈치를 주더니, 오늘은 급기야 내 몫의 간식도 '원래는 제 것' 이라고 덤볐다. 티격거리다가 수리가 그 조그마한 이빨을 드러내며 덤벼서, 나도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수리를 덮쳤다. '수리' 머리에 내 커다란 이빨 자국이 생기면서 '수리' 정수리의 머리카락이 3센티쯤의 길이로 한 움큼이나 빠졌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큰누나와 누나 엄마인 지훈이 외할머니가 우리를 끌어당겨서 싸움은 그나마 짧게 끝났다.
* '탐이! 하우스!!!'
동물매개 심리 치료견의 정수리 머리털이 빠졌으니... 얹혀사는 형편에 화를 참지 못한 내 잘못이 크다. 나는 소심해져서 '하우스 ' (house. 집) 에 들어가 조신하게 '벌' (punishment) 을 기다렸다.
"수리! 네가 먼저 탐이에게 덤볐으니 '탐이' 잘못이 아니야!" 누나네 엄마와 큰누나의 옳은 판정이 얼마나 얼마나 고마운지...
'그래, '수리' 너는 처음부터 내게 텃세를 부렸어.' 나도 속으로 고개를 주억거렸지만, 현실은 <외모가 단정해야 하는 '수리'>의 머리털을 내가 물어뜯었고, 동물 병원을 가야했고, '수리'는 출혈은 없지만 그래도 정수리의 머리가 한 움큼 빠지는 <부상을 당한 거다>. 게다가 내 이빨 자욱도..... 파상풍 주사를 맞힌 상태라서 정말 다행이다.
배가 남산만큼 커진 작은 누나네 뱃속 아기 '삐약이'의 외할머니와 '삐약이' 이모인 큰누나는 '수리의' 머리에 먼저 소독약을 바르고 나서, 수리를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ㅠㅠ
*나, 탐이는 벌을 받아 마땅하고...
다행히 수의사 선생님은 '수리'의 상처 부위 상태가 위험하지 않으니 지켜보자고 했단다. '수리'는 얼마 전에 '수리'와 동물매개 심리치료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파상풍, 광견병 등 예방 주사와 코로나 장염을 비롯한 종합백신 플러스 기타 등등... 나보다 더 많은 각종 백신 접종을 모두 끝낸 상태이다. 초등학교와 심신이 허약한 환자들을 상대로 하는 '동물매개 심리치료 수업 (Animal- Assisted Therapy: A. A. T.)' 에 참가하는 '수리는' 건강관리에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 책 읽기 도우미견 '수리'
앞에서 말했듯이, 초등학교와 환자들을 상대로 하는 동물매개 심리치료 프로그램 (A.A.T.)에 참가하는 '수리'는 특히 건강 관리에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저 쪼끄만 '수리'는 아동들의 책 읽기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일깨워 주는 데에, 단단히 한몫을 담당하고 있는 'Reading Dog (리딩 독: 책 읽기 도우미견)'이다.
동물권 보호를 위해 '치료견'인 '수리'는 1회당 50분 미만 그리고 10분 휴식, 하루 2시간 미만, 주 3회 이하로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수리가 가는 학교에서는 예전에는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던 아이들이 요즘은 즐겁게 '수리'에게 그림동화를 읽어준다는 소식이다.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도 수업을 참관하시며 영특한 수리에게 함빡 웃음을 보내셨다는....
(출처: Google) 외국 도서관의 읽기 도우미견 프로그램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던 아이들이었는데 수리를 만난 이후 심지어 강아지가 주인공으로 그려진 영어 그림 동화책 'Spot Series' 를 '수리' 에게 큰소리로 읽어주기도 한다나.
* 각주
. 플랩북 (flap book: 날개 달린 책) : 각 페이지마다 일부 그림 위에 덮개로 날개가 달려있다. 아이들은 날개를 열어서 숨은 그림을 찾으며, 상상력을 키운다. 아동들이 그림책 속의 날개를 열고 숨은 그림과 글씨를 찾는 즐거움이 있음.
. 스팟 이야기 (Spot Series) : 강아지 '스팟 Spot' 을 주인공으로 원숭이, 코끼리, 하마, 뱀, 앵무새 등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며, 학교, 생일파티, 농장, 크리스마스, 친구네 집 파자마 파티, 수영장, 여름 휴가, 병원입원, 핼로윈 데이 축제 등을 소재로 유치원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그린 영어 동화책. 1990년대에는 영국과 호주 등 영연방 국가의 초등학교 유치원 교재로 사용이 되었고, 한국에서도 아동도서로 인기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