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이의 일기 5
그날 틀림없이 수리는 웃음을 만면에 띄우고, 하얀 꼬리를 부채처럼 펼치고 흔들며 다가가서 특기인 '돌아'를 보여줬을 것이다. 그리고 웰시코기인 내가 하기 어려운, 두발로 서는 '만세'를 보여주었을 것이다.
출처: Cacao talk
몸이 작고 가벼운 '수리'는 엎드린 상태에서 둥글게 구르는 동작인 '굴러'도 곧잘 한다. 그 심사관은 수리가 모두에게 아주 'friendly(친절)'하고 사람과의 관계 형성(Human-Animal Bond: HAB)을 쉽게 잘한다고 생각해서 '합격' 판정을 내렸을 것이 틀림없다. 그는 아마도 재주가 많은 수리가 '귀엽고 센스가 뛰어난' 영특한 강아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수리는 사실 영특하다. 적어도 학습에는 뛰어나다. 그래도 큰누나네 집을 손님으로 방문 중인 나 탐이에게 노골적으로 비호감 눈치를 내보이는 것은 동물매개심리치료견의 자격 탈락 조건이다. 동물매개치료견은 동물친구들에게 무조건 호의적인 심성을 갖춰야 한다. 또한 강아지의 기본 기질이 차분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도 동물매개치료견 자격의 필요충분조건이다.
*큰누나와 교육 중인 재주꾼 '수리'
큰 누나네 집에 있는 동안에 나, 탐이는 10kg가 넘는 덩치의 웰시 코기답게 겨우 4kg 몸무게의 수리랑은 정말 싸우지 않고 잘 지내고 싶다. 수리의 '정수리'를 나도 모르게 물어버린 이후로는 내 맘도 영 편치 않다. 수리를 예뻐하는 누나네 엄마 눈치도 보이고... 무엇보다도 큰누나에게 많이 미안하다. 수리는 큰누나 마음속의 '스위트 하트(Sweet heart : 사랑)' 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