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이의 일기 4
코로나 19(Covid 19)가, 초등학교 돌봄 교실,, 고등학교, 학원 등에서 일부 아동, 학생과 교사, 강사들이 확진 통지를 받았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이어서 전염병의 지역 점파를 우려한 한국 질병관리청(KDCA)의 권고대로 교육부는 학교 개학을 다시 4주 연기하였다.
*수리의 앞머리가 제법 자라는 데는 시간이 걸릴 텐데...
딱 동전 크기만큼 머리가 뽑힌 수리가 동물매개 심리치료 수업에 참여하는 일정도 자연스레 미뤄졌다.
우와, 다행이다~ 수리의 옆머리가 자라서 비어있는 정수리를 덮어 줄 시간을 벌은 거네. 수리의 정수리에는 내 이빨 자욱이 선명하다. 피는 다행히 별로 안 났지만... 큰누나는 내 큰 이발에 물린 쪼끄만 수리가 많이 안쓰럽다. 누나는 수리의 정수리 상처에 쓰라리게 만드는 알코올 대신 보드라운 요오드를 솜에 듬뿍 묻혀 소독했다. 그리고 상처치료용 연고를 면봉으로 자주 펴 발라주었다..
* 이제부턴 내가 무조건 수리에게 양보하기로~
큰누나는 나를 야단치는 대신 수리에게
"너는 어쩌면 이렇게 식탐이 심하니? 누나가 너부터 챙겨주잖아...?"
"형아랑 떨어져서... 탐이는 가만있어도 눈치만 보는데... 왜 너까지 탐이 꼴을 못 보니? " 했다.
'헐!
사실 난 큰 누나가 너무 화가 나서 나의 예전 주인처럼 내게 '체벌'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 단단히 각오하고 있었는데... 수리를 야단치는 누나의 말을 들으며, 나는 눈물이 찔끔 나올 번 했다. 수리의 중요한 정수리 머리를 뽑아버린 나는 놔두고... 대책 없이 내게 덤빈 수리의 잘못을 짚어주는 큰 누나의 말에 나는 감동 먹었다.
*탐이는 누나네 서재에서 스스로 근신 중
이제부터 내가 양보를 해야겠다. 여기는 수리 집이고... 4주 후에는 틀림없이, 나는 내가 사랑하는 형아와 누나가 '나를 기다리는' 내 집으로 떠나게 될 테니까........
*가위컷
수리가 엄마랑 큰 누나랑 미용실에 갔다. 상처가 웬만큼 아물러서 목욕을 해도 되나 보다. 내일 기관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되는데 수리의 '정수리'가 어수선해서... 큰누나 마음에 걸렸나 보다.
* 짧게 다듬어진 수리의 '정수리'..ㅠㅠㅠ
집에서 나간 지 3시간이 지나서야 모두 돌아왔다. 수리는 미용실에서 아주 세련된 모습으로 단장하고 왔다.
내가 물어서 뽑힌 곳의 정수리 부분은 어쩔 수 없이 고르게 털 높이를 맞추어서 짧게 잘라놓았다. 큰누나가 큰맘 먹고 비싸게 '가위 컷'을 했나 보다. 정수리에 남아있는 머리를 면도로 빡빡 밀어버리진 않은 걸 보니.....
'대머리 독수리'처럼 정수리가 납작해진 수리 모습을 보니 새삼 수리에게 미안하다.
'수리야! 내가 미안해~'
큰 누나는 돌아와서 아빠에게 "아직 수리 머리의 상처를 덮어주진 못했다"며 애견미용실의 미용사 언니가 수리의 정수리를 보고는 깜짝 놀라더라고 했다.
*양쪽 귀밑머리를 양 갈래로 ㅎㅎㅎ
'그래도 수리는 수컷인데... 양 갈래로 묶은 머리는 또 뭐람...'
사실, 그날 엄마랑 큰 누나가 나와 수리를 뜯어말리지 않았더라면, 내 센 힘에 쪼끄만 수리는 아주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때는 쌓인 감정이 있어서 순간적으로 대책 없이 화가 많이 났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