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19일에 돌봄 이모님 병원 정기검진날이에요. 혹시 어린이집 픽업부터 내 퇴근 시간까지 훈이 돌봄 가능하실까요?"3.30,-9.00pm. 나는 1.30pm부터 준비하고 집에는 10.30pm 도착이다.
작은 딸이 2주 전에 미리 전화를 했다. 알아볼 만큼 알아본 것일 테니 무조건 "예쓰'이다. 아기 돌봄은 내게 오늘의 로또이다.우리는 나와 남편, 그리고 큰 딸까지 가용인력 셋이당일 병원예약만 없으면 함께 가기로. 늘 해줄 수 없는 상황이니 부탁받을땐 버선발로 달려가기이다.
큰아이의 건강 회복 과정에 꼭 붙어 다니느라 운전을 멈춘 나 대신 남편은 교통편을 제공하고, 큰 딸은 아이와 놀아주고, 나는 아이 식사를 준비한다. 셋이 손을 모으니 즐겁고 행복하다~** 모처럼의 돌봄에서 아이의 움직임에 보호자 한 사람은 시종 함께이니 식사준비하는 마음이 편안하다.
현재의 아이 돌봄 이모는 50대 초반으로 아기의 신생아 시기부터 돌봄을 하였다. 아기첫돌무렵에돌봄이모는 병증이 발견되어 큰 수술을 받았다. 방사선 치료와 1년 회복 기간 후 다시 돌아와서 어린아이의 정서안정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분이다.
수술 후 회복 기간 중에도 그녀는 가끔 아이가 보고 싶을 때 들러서 짧게 놀아주거나 새 돌보미와 아기부모의 퇴근 시간 틈이 생길 때면 밤 시간에 들러서 간격을 채워주기도 했다. 전직 유아원교사로 병가퇴직했었다는 50대 후반의 2번째 돌봄 이모는 아기의 건강관리와 사회성 향상에 열심이었다. 운 좋게 두 번의 돌봄 이모 모두 마음이 참 따뜻하였다.
만 2세가 지나면서 집 앞 어린이집에선 여전히 대기자이지만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의 신설 직장 어린이집에 당첨되었다.
워낙 좋은 환경이어서 아이도 부모도 행복하다. 등원하게 되면서 아침에는 부모가 돌아가며 데려다 주니, 오후 3시 30분에 아이픽업이 가능한 돌봄이 필요해졌다. 풀타임 돌봄 직업이 필요한 2번째 돌봄 이모와 아쉽게 헤어지고, 3번째 돌보미를 구했다.
사흘 만에 유아원 교사가 아이에게 지나친 눈깜박임이 생겼다고 알려왔다. 새로운 외부환경과 낯선 돌보미에의 적응이 겹치며 아이의 스트레스가 커졌나 보다.
면접으로 구한 세 번째 돌보미는 부탁한 바 없는 집안청소 등에 더 마음을 써주었다. 나중에 이력서 기재사항과 달리 아이 돌봄은 아직 서툴지만, 집안일 도움은 잘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주말에는 이미 가사도우미가 방문 중인데...
어린이집 교사의 관찰과 집에서 지켜본 아이 부모의 결정으로 아이의 안정을 위해 양가 할머니가 긴급동원되어 아이를 돌보게 되었다.
다행히 일주일 지나서 첫 번째 돌봄 이모가 돌아오기로 했다. 그녀의 돌봄과 함께 모두 아이의 잦은 눈깜박임을 못 본 체하는 동안 조금씩 줄어들다가 상당 시간이 지나고서야 사라졌다.
지난 12월에는 어린이집 휴관일과 돌봄이모의 휴가에 맞춰 연사흘 보조돌봄팀이 나서야했다. 현직에 계신 사돈댁에서 일정을 조절하여 아이를 돌봐주셨다. 직장 여성의 아이돌봄을 젊은 시절에 이미 경험하신 두 분은 며느리의 아이 출산 이후 주욱 주말 1박 2일의 돌봄을 제공하신다. 덕분에 아이부모는 주말 하루쯤 회사 일과가 없을 때에는 밀린 집안일, 서류 정리, 모임 참석이 가능해졌다.
요즘 조금 빠듯하지만, 오늘은 보드레한 아기랑 하루를 꺼내 쓰기로 했다. 이젠나도 잠을 심하게 줄이면 눈과 머리가 협동하지 못한다. 오후 3시 40에 픽업하기 위해 명절을 앞둔 도로 막힘 대비차 평소 40여분 거리를 80분 전에 남편과 함께 출발했다. 어린이집이 위치한 역삼동, 서초동, 고속터미널 부근은 명절을 앞둔 거리답게 분주했다.
이번엔 어린이집 교실에서 예상보다 조그마한 아이가 양팔을 벌리고 달려 나와 나는 얼른 앉은키를 만들어 손주를 껴안으며 돌봄이 시작되었다.
아주 가끔의 픽업으로 인해 아이의 자람에 대한 나의 눈대중은 매번 실패이다. 한 달 전에는 예상보다 큰 아기가 달려 나왔고, 이번엔 기대보다 작은 아기가 내게로 달려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