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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번째 ITA R.E.A.D. 제휴 연구소

기다림의 교육 '리딩독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by 윤혜경

여러분 덕분입니다.


이제 동물교감치유와 리딩독 프로그램 소개 마무리 장입니다. 가끔 외부일정이 주말에도 이어질 때면 노트북만으로는 미리 준비해 둔 자료들의 사실 재확인과 교정과정이 편치 않아 글 발행을 미루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올리기를 지속할 수 있었음은 이 글을 방문하시는 작가님들 덕분입니다.


이제 큰딸이 저의 연구동료가 되었습니다. 시드니의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한 저보다 영어가 능통한 딸은 제게 세상에서 가장 유능하고 고마운 동료입니다. 덕분에 저희의 리딩독과 동물교감치유 연구는 발전 중입니다.


리딩독 프로그램의 키워드는 <격려>입니다. 비록 ''로 소통은 어렵지만 충직한 눈빛과 보드라운 촉감의 모발을 가진 강아지의 유순한 모습은 위축이나 불안을 겪고 있는 아동들에게는 따스한 '격려'입니다. 사람과는 다른 생명체인 강아지와의 소통, 돌봄이 필요한 여린 생명체에 대한 호기심들이 아동들의 즐거운 책 읽기를 장려하게 됩니다.


책 읽기는 인생의 키를 여는 것과 같음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 대부분의 보호자와 교사들은 책 읽기를 강조합니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정보는 책을 통해 접하는 경우를 살아오면서 경험해 왔기 때문입니다. 1989년부터 시작된 해외살이 중에 부러웠던 '평생교육'이라는 용어가 2025년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일상적인 용어가 되어 있습니다.


2025년 현재 OECD 10개국 순위를 넘나드는 대한민국의 현재는 정부와 산하 공공기관,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유•무료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제 성인 학습자도 시간을 잘 조절하고 학습의지만 있다면 원하는 방향의 정보를 습득하고 배워 익히는 데 어려움이 크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30여 년 전에 이미 해외인구의 유입(immigrants)을 통해 인구감소를 막아냈듯이 대한민국도 이미 '이민자들의 유입을 통해서 생산인구 감소를 막아내는 중'이라는 뉴스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들의 정착을 위해 영어권 국가의 ESL (English as a Second Language)과 같은 언어지원 프로그램인 KSL (Korean as a Second Language) 교육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이미 교육부와 지자체 지원 하에 다문화가정 구성원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 탄탄하게 성장 중이고, 혜택을 받은 다문화구성원들이 학계며 방송계를 비롯한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기다림의 교육 '리딩독 프로그램'


이처럼 학령인구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모두 모범적인 국민이 되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학습 능력의 인구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그들을 위한 다양한 학습방법의 제공이 필요합니다.


리딩독은 다양한 학습 지원 방법 중 하나입니다. 강제적이지만 확실히 짧은 시간에 효과를 내는 적극적 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아동 스스로 자신을 살펴가며 일으켜 세울 수 있게 반려견과의 유대관계를 통한 상호작용에 기댄 '기다림의 교육방법'입니다.


*사진출처: ITA R.E.A.D.

(https://therapyanimals.org/read/. Accessed on 2025.05.25)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1999년에 탄생한 Intermountain Therapy Animals의 Reading Education Assistance Dogs(R.E.A.D.)는 미국 Utah 주의 Salt Lake City 공립도서관에서 토요일에 어린 아동 1인당 15분씩 '동물매개심리치료견에게 소리 내어 동화책을 읽어주기' 시도로 탄생하였습니다.


도서관의 <Dog Day Afternoon> 프로그램 명칭으로 토요일 2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니, 시작 시기에는 선착순으로 매주 8명 정도였지요. 아동과 학부모, 사서들의 호응에 힘입어 곧 6개의 도서관에서 6팀의 리딩독팀이 아동들의 리딩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때의 기록을 살펴보면 어린아이들이 빠르게 도서관 앞에 줄 서기 위해 휴일인 토요일 오후에 부모와 서두르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바로 그 R.E.A.D. 프로그램은 처음엔 어린 아동들의 책 읽기를 격려하기 위하여 시작된 <Children Reading to Dogs>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미국 최초의 리딩독 프로그램은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선을 보인 지 1년이 채 안되어 학교 측의 적극적인 도입 의사로 초등학교에서 실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TV방송과 신문등 매스미디어의 불을 지피는 보도로 파른 시간 내에 미국 50개 주 전역과 이웃국가인 캐나다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Reading to a Dog(또는 Reading to Dogs, Reading Dog) 프로그램의 확산에는 비영리단체인 ITA R.E.A.D. 프로그램의 지역단체들에 대한 적극적 무상 지원과 affiliate (제휴) 단체 설립이 주효했습니다.


*출처: 영국 애견연맹의 리딩독

(https://www.facebook.com/TheKennelClubUK/. Accessed on 2025.05.25)


미국 ITA R.E.A.D. 프로그램 운영진은 세계 최초 애견연맹인 영국 Kennel Club의 리딩독 프로그램 <Bark and Read> 설립 (2011년)을 지원하고, 인터넷 뉴스를 보고 도움을 요청한 호주 리딩독 단체인 Story Dogs 설립(2009년)을 지원했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활발한 편인 UAE의 리딩독 프로그램 설립도 ITA R.E.A.D의 지원이 몫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ITA R.E.A.D. 는 전 세계 26개 국가에서 리딩독 프로그램 7000여 팀을 운영 또는 지원하고 있습니다.



26번째 ITA R.E.A.D. 제휴 연구소가 있는 한국


세계 최초 '리딩독 프로그램'을 개발한 미국의 ITA에서 제 연구소 요청이 받아들여져서 한국은 2024년 10월에 ITA R.E.A.D. 프로그램 제휴 단체가 있는 '26번째 국가'로 이름이 올려졌습니다. 대신 미국의 ITA R.E.A.D. 가 제게 보내온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축어인 READ(Reading Education Assistance Dogs) 용어 사용 시 반드시 period(.)를 사용하여 R.E.A.D.로 표기할 것

- 한국 교육 현황에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 응용해 줄 것


*연구자와 유기견 '수리'의 Reading Dog 훈련 중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부디 <한국리딩독연구소> 프로그램 운영을 잘해서 비영리기관인 ITA R.E.A.D. 와 Pet Partners, SitStayRead, StoryDogs 등 리딩독 기관들처럼 우리보다 힘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제 연구소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동물교감치유와 리딩독을 소개하는 대학교재 출간 시에도 ITA는 Pet Partners, SitstayRead, 호주의 Story Dogs와 함께 '리딩독 현장 사진들을 무료로 제공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낯선 분야의 실감 나는 현장모습을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무명의 연구자를 지원해 준 해외 기관 관계자들의 호의와 지원에 대해 말할 수 없이 감사합니다. 가까운 내일에 국제기관인 IAHAIO의 회원도 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필요한 정보들을 교환하고, 한국의 활동상을 발표하고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에 응용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해외에선 동물매개교육(Animal-Assisted Education) 프로그램인 리딩독 프로그램(Children Reading to Dogs)의 효과에 대한 수많은 논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로 관련논문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희 모녀의 박사학위가 리딩독 관련 논문 1호와 2호를 기록했으니까요. 해외자료를 기반으로 관련 이론을 소개해야 했었습니다. 덕분에 5년여 동안 해외자료를 찾아 읽으며 옥석을 가리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리딩독 프로그램'은 공부를 잘하게 과외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위축되고 불안한 정서로 학교생활에 수동적이거나 산만하여 학교에서 인기가 낮거나 따돌림을 겪어 자존감이 낮아진 아동이 책 읽기를 위해 다가오는 순간부터 전문가와 리딩독을 데려온 핸들러팀이 아동의 공개적인 지지자가 되어주는 역할입니다. 학교에서 하루 종일 혼자 겉도느라 마음의 문을 닫은 외로운 아동에게 복슬복슬한 꼬리를 흔들고 옆에 바싹 앉아 기대는 개와 호의적인 핸들러보다 더 좋은 지지자가 어디 있을까요?


이미 교육과정을 거쳐 자격을 획득한 핸들러팀이 주 1회, 회당 30분~1시간에 걸쳐 아동의 책 읽기에 귀를 기울이며 아동의 대화상대가 되어주면 그동안 아무도 자신에게 귀를 기울여주지 않아서 재미없던 학교가 개를 만나러 가는 날엔 재미있어지면서 아동의 결석률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와 보고도 이미 나와 있습니다. 문해교육의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중 읽기 입구까지 아이의 손을 잡고 안내하는 역할이지요.


리딩독 프로그램은 무엇보다도 가고 싶은 학교, 즐거운 학교가 되도록 초등학교 1,2,3 학년 어린 아동의 책 읽기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키워주는 일입니다. 그다음 문해교육은 학교 전문가들이 이어 줄 일이지요. 따라서 학교와의 긴요한 협력이 기본입니다. 국내에서는 개물림 사고에 대한 염려로 학교들은 여전히 몹시 수동적입니다.



Reading Dog은


동물교감치유 프로그램 참여 반려동물들은 우선 온순한 성품의 성견을 골라 핸들러와 함께 추가교육과정을 거쳐 평가 후 인증 그리고 등록을 합니다. 또한 정기적인 재교육이 이어집니다. 어린 아동, 알레르기나 비염 또는 호흡기 질환 아동, 병원환자, 어르신이 참여를 원할 때는 치료도우미견이 가벼운 옷을 착용합니다.


*작은 딸 결혼식에 결혼반지를 목에 걸고 입장중인 작은딸의 최애반려견 "랄프"


활동 전일에 주 1회 목욕을 하고 정돈 미용을 합니다. 월 1회 반려견 미용실에서 전체적인 미용도 합니다. 반려동물 백신접종과 전염병 예방주사도 매년 접종하고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합니다. 광견병 예방주사는 봄과 가을에 정부에서 무료로 제공하므로 동물병원의 관리비만 지불하면 됩니다.



국제기관인 <IAHAIO>의 2018년 백서(White Paper)와 영국 켄넬클럽 Kennel Club의 동물매개교육 기준, 미국 펫파트너스(Pet Partners)의 동물교감치유 참여동물의 <동물권>과 <동물복지> 기준을 준수합니다. 활동을 위해 참여동물(반려동물) 관리비용이 적지 않지만 참여동물과 함께 활동하는 견주(핸들러 handler)의 보람이 큽니다.



Reading Dog과 동물교감치유의 효과는


사실 '리딩독''반려견에게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1:1로 적어도 1회 15분씩 혼자 읽기, 따라 읽기, 둘이 함께 읽기, 전체 읽기, 교정 읽기 등의 방법을 통해 아동의 읽기 능력을 키우고 자신감이 더불어 상승하게 하는 과정들이 있습니다. 프로그램 횟수에 따라 실행 방법이 달라집니다.


보통 8~12회기 정도의 연구수업으로 효과를 통계처리하지만 실제로 참여아동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3개월 동안 주 1~2회 정도의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읽기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의 싹을 확실히 키워 자라게 끌어갈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해외 학술지들에서 여전히 효과에 대한 수많은 의견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저는 대학입학서류에 9개 학교의 성적증명서를 첨부할 만큼 국내외 잦은 전학으로 위축과 불안과 따돌림을 경험한 제 두 딸이 반려견과의 동행을 통해서 극복해 낸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큰 아이는 반려견 덕분에 투병 10년 만에 다시 일어섰습니다. 작은 아이는 우리나라 최고라는 학교부터 원했던 모든 대학의 합격증을 받았었습니다. 저희 가족 모두 반려견이 참여한 독서와 공부를 통해 행복하고 감사한 오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희 모녀는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웃음치료사, 동화구연가, 아동전통놀이치료사. 아동심리치료사, 노인심리치료사, 미술심리치료사, 자살예방전문가, 복화술전문가 과정에 참여해서 리딩독프로그램에 필요한 전문과정들을 추가로 학습했습니다. 다양한 참여자들을 위한 보조프로그램이지요.


학습부진이나 부적응아동, 자폐스펙트럼성향 아동, ADHD 성향의 산만한 아동과 다문화가정 아동들 중 겉돌거나 힘들어하는 아동들도 리딩독과 동물교감치유와 같은 빠른 도움이 필요합니다. 물론 병원 또는 요양원이나 양로원의 어르신들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브런치스토리에 감사를 표합니다.


브런치스토리에서 리딩독을 소개할 수 있음은 제게 행운입니다. 여러 제안들을 받았고, 현재도 제안이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제 생각 정리에 큰 도움이 되었으며 훌륭한 작가님들을 만나게 되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현재 저의 바람은 미국, 영국과 EU, 호주, UAE처럼 대한민국 교육기관들이 동물매개교육(리딩독. 생명존중교육)과 동물교감치유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적극적인 시도를 위해 문을 활짝 여는 일입니다.


올해는 <동물복지 및 법규>, <반려견과 함께 책을 읽으면> 책 출간을 준비 중입니다. 이 또한 브런치작가님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답방을 제대로 못하는 점에 대한 너그러운 이해도 부탁드립니다.


매일매일 브런치 작가님들께서도 브런치스토리와 함께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참고자료*

∙강주연과 윤혜경(2023). 아동의 문해력 향상을 위한 Reading Dog '반려견/읽기 도우미견에게 소리 내어 책 읽어주기'. 동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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