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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특별할수록, 습관을 유지하기 힘든 이유.

by 이완

특별한 날 시작하면, 습관도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

시작과 어울리는 날과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다. 잘 준비를 하는데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면, 우선 내일로 미뤘다. 오늘은 이미 많이 지나갔으니 시작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느꼈다. 연말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을 모아서 1월 1일부터 시작했다. 남은 기간 쉬면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1월 1일이 되면 멋진 시작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모두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언제 시작하는지는 습관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게 시작하라.

수요일이어도, 오늘이 몇 시간 남지 않아도, 곧 새해가 다가와도 지금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모든 시작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습관을 만들 때 고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어려움이 2 가지 있다. 습관을 지속할수록 사라지는 열정, 즉각적인 결과가 없는 점이다. 2가지 고민 모두 시작할 때는 문제가 없다. 처음에는 열정이 넘치고, 처음 시도 자체만으로도 큰 차이를 느낀다. 문제는 '지속'에 있다.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는 열정을 어떻게 붙잡을지, 즉각적 보상이 없는데도 어떻게 습관을 유지할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방안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오히려 특별한 날 습관을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작이 더 특별해질수록, 그 뒤에 올 열정의 감소와 지루한 시간을 견디기가 더욱 힘들어질 뿐이다. 처음에는 아주 작게 아무렇지도 않게 시작해야 한다. 눈을 굴리듯, 습관을 조금씩 키워가며 스스로에게 열정과 보상을 선물할 수 있어야 한다.


습관은 새롭게 만들기보다, 확장이 쉽다.

습관을 만드는 여러 가지 팁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이미 반복하고 있는 행동에 새로운 행동을 추가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화장실을 다녀올 때, 푸시업 2번을 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반복하는 행동은 뇌에 최적화된 신경회로가 구성되어 있다. 반복되는 행동과 연결된 행동은 이미 구축된 신경회로를 활용할 수 있어 더 효율적으로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 마치 이미 개통된 길에 지선을 연결하는 것과 같다. 또 기존에 반복하던 행동이 새로운 습관의 트리거 역할도 한다.

이 습관의 팁을 활용하면, 처음에 작은 습관으로 길을 만들고 조금씩 길을 추가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마치 상류의 작은 물줄기가 하나 둘 합쳐지면서 거대한 물줄기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작게 시작하는 것의 또 다른 장점은 습관을 조금씩 키워가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데 있다.


특별한 시작보다, 지속에 관심을 갖자.

새해가 되면, 온갖 매체에서 새해 결심을 이야기한다. 다이어리를 사고 새로운 해에는 이루고 싶은 일을 적고, 1월 1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1월 1일에 시작하는 것은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기보단, 부정적 역할을 하기 쉽다. 특별한 시작은 당장 내일부터 시작될 긴 유지의 시간을 더욱 지루하게 만들 뿐이다. 습관은 작게 시작해서 조금씩 살을 붙여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미 구축된 신경회로를 활용할 수 있으며, 동시에 조금씩 습관이 성장되면서 동기부여와 열정을 느낄 수도 있다. 최대한 아주 평범한 날, 아무렇지도 않게 시작해 보자. 그 작은 특별한 날을 약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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