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워 맛 사탕은 인생을 담고 있다.
사워(sour) 맛 사탕을 먹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눈이 자동으로 찡그려지는 그 신 맛이 뭐가 좋을까 싶었다. '그 신맛을 느끼면, 더 달게 느껴져' 사워맛 사탕을 사는 친구는 의아해하는 내게 말했다. 대답을 듣고 속는 셈 먹어봤지만, 여전히 내 취향이 아니었다. 직장인이 되고 나서 고통에 익숙해져서 일까? 이제는 그 신맛 뒤에 찾아오는 단맛을 즐긴다.
행복을 선택하고 싶다면, 먼저 고통을 선택해야 한다.
직장인이 되면 모든 문제가 없어질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없어진 건 '선택권'이었다. 쉬고 싶을 때 쉬기 어렵고, 하고 싶은 말도 참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을 누르고, 하기 싫어도 해야 일을 묵묵히 해낸다. 그럼 '월급'이 란 달달한 행복이 찾아온다. 회사에 대한 분노와 이곳을 나가겠다는 다짐을 해도 입금 알람이 울리면, 다시 즐겁게 회사로 향하게 한다. 직장인이 된다는 건, 대중적인 형태의 자원으로 변해가는 과정 같다. 쉽게 대체될 수 있지만, 외롭지 않다. 주변 모두가 같은 과정을 겪고 있다. 그중에서 얼마나 더 값이 매겨지냐를 비교하며 부러워할 뿐이다.
세상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은 월급이 전부가 아니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많고, 주체성을 갖고도 월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다만 방법이 확실하지 않고 그 과정이 외로울 뿐이다. 한번 쯤은 해보고 싶은 일을 시도해 봤을 것이다. 관심있는 악기를 연주해보고,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봤을지 모른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어려움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행복을 선택하고 싶다면, 행복으로 향할 때 고통이 문을 지키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행복만 쫓아가다간 고통의 문에 막힌다.
고통은 행복을 낳는다.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 한국을 여행했다' 영상으로 우리나라를 뜨겁게 만든 마크맨슨은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 행복과 고통의 관계를 설명했다.
당신이 결혼하는 사람이 당신과 싸울 사람이다.
당신이 구입하는 집이 당신이 수리할 집이다.
당신이 선택하는 꿈의 직업이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줄 직업이다.
어떤 일이건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
다시 말해,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은 한편으로 우리의 기분을 해치기 마련이다.
얻음은 곧 잃음이기도 하다.
하고 싶은 일, 행복이란 단어와 고통은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하지만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대상은 고민거리이자 고통이다. 행복과 고통의 공존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행복과 고통이 붙어 있다면, 행복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면 우린 더 편안해질 수 있다. 헬스장에서 무거운 무게를 들면서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이 무거운 무게를 드는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다. 우리 역시 얻고자 하는 것이 있을 때, 겪어야만 하는 과정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 과정을 몇 번 겪고 나면, 무거운 무게를 들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처럼 우리도 고통에 익숙해질 수 있다. 고통이 행복이 오는 신호로 느껴질 수 있다.
건강은 좋은 음식을 먹는 데서 오지 않는다.
박진형은 한 예능 프로에서 흰머리가 나지 않는 비결에 대해 말했다. 흰머리가 자라나면서, 자신의 목표였던 50이 되어도 춤을 추기 위해 노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찾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좋은 걸 먹어서 젊음을 유지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고 했다. 먹지 않아야 할 것을 먹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건강을 위해 1년에 딱 5번만 라면을 먹는다고 한다.
그에게는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이 선택하고 싶은 행복이다. 그 행복을 50대까지 누리고 싶은 그는, 먼저 고통을 선택한다. 입이 즐겁지만, 춤을 출 수 없게 만드는 음식들과 멀어지길 선택했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은 손쉽게 얻기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가 갖고 싶은 행복을 쥐기 위해선, 우리는 먼저 비용을 치러야 한다.
오늘 당신은 어떤 고통을 선택했는가?
내가 갖고자 하는 행복은 사람들에게 감명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책을 쓰고 무대에 서서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그런 날을 위해 어설픈 메시지를 수 없이 던져야 하고, 긴 무관심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내게 그 고통을 겪을 수 있도록 매일 글을 쓴다.
마트에 카드를 가지고 가듯,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선 고통을 챙겨야 한다. 당신은 세상에서 어떤 행복을 얻고 싶은가? 그 행복은 어떤 고통으로 살 수 있는가? 또 지금 당신이 누리고 있는 행복은 무엇인가? 월급인가? 그 행복은 지금의 방식으로 밖에 얻을 수 없는 건가? 당신은 지금 당장 얻고 싶은 행복을 누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금 당장 고통은 선택할 수 있다. 당신이 선택한 고통은, 당신에게 행복을 고를 수 있는 자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