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목적지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은 엔진만의 역할이 아니다. 성능 좋은 엔진도, 바퀴가 공중에 달려 있거나, 엑셀이 없으면 차를 나아가게 만들 수 없다. 엔진의 차이가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차의 구조가 갖추어져야 한다. 자동차 생산자는 기본적인 구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엔진과의 조화를 고려해 목적지까지 잘 갈 수 있는 차를 만들어 낸다. 우리 역시 삶을 만드는 생산자로,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의지'만 강조하는 것은 삶의 '구매자' 같은 태도다. 우리는 삶을 만드는 생산자다. 기본적인 것들이 잘 갖추어질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삶을 원하는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은 '마음 챙김'이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의지' 탓을 멈추고 '마음 챙김'에 관심을 갖자.
사람들이 계획한 것을 꾸준히 하지 못하는 이유는 뇌의 구조에 원인이 있다. 뇌에는 2가지 시스템이 있다. 목표 지향적 시스템과 습관적 시스템이다. 일상에는 습관적 시스템이 운전대를 잡는다. 뇌는 회사처럼, 정해진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쓰는 걸 선호한다. 늘 해오던 프로세스를 유지하고, 비슷한 맥락의 판단을 자동으로 하며 삶이 기존과 비슷하게 유지되게 운영한다. 반면 목표 지향 시스템은 집중해야 할 대상이 생겼을 때, 등장한다. 의식적이고 계획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하며, 기존과 다른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특수한 역할을 수행한다.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지만,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삶을 바꿀 때는 목표 지향적 시스템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 시스템은 매일 꾸준히 활용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시스템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거운 시스템을 컴퓨터 사양을 고려하지 않고, 매일 돌리기 때문에 중간에 퍼지고 만다.
습관을 만드는 것이 인생을 바꾸는 데 핵심인 이유는 목표 지향적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행동을 습관적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일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어떻게 목표 지향적 시스템에서 습관적 시스템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뇌가 목표 지향적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도록, 지속하는 것이 답이다. 부담 없이 지속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습관을 작게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트레스를 다루는 힘이 중요하다. 아무리 작은 습관도 매일 유지하는 데에는 변수가 많다.
의지는 한계가 있는 자원이다.
의지는 목표 지향적 시스템을 돌리는 원료다. 이 원료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동시에, 한정이 있는 자원이다. 의지는 근육과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사용하면 피고해지는 유한한 자원이다. 하루에 많은 의사결정을 하고 자제력을 사용하면 의지력은 고갈된다.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면 의지력은 쉽게 약화된다. 의지력도 근육처럼 키울 수 있지만, 의지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의지를 통해 꾸준히 해낸 성공 경험이 있어야 한다. 또한 근육처럼 무한정으로 자라나지 않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즉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산업은 제한된 귀중한 자원이 있으면, 그 자원으로 최대한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한다. 마음 챙김은 의지라는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삶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의지를 갉아먹는 스트레스를 다룰 수 있도록 만든다.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도 의지를 발휘해 삶의 변화를 지속해서 만들어 갈 수 있는 성공의 경험을 만든다.
마음 챙김은 생산성을 높인다.
구글(Google)은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마인드풀니스 훈련을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도 G.pause라는 명상 모임이 일반이 들 대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구글은 마인드 풀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원들은 생산성이 46% 증가하고 일과 삶의 균형이 31% 향상되었다고 보고했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능력이 생겨나자, 건강한 업무 습관을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었다. 습관의 생성은 전반적인 직무 만족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더 나아가, 명상과 요가를 실천하는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가 크게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스트레스 완화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나은 학습 습관을 형성하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나아가기 위한 후퇴
삶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시작한 일을 달성하지 못하면 쉽게 '의지'가 부족했다는 탓을 한다. 의지는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지만, 그 힘만으로 삶을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의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도움 '마음 챙김'이 필요하다. 우선 부딪혀서 경험을 해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그간의 경험을 돌아보며 준비를 해야 할 순간도 있다. 당신이 삶의 변화를 꾸준히 원해왔고, 변화를 위한 시도를 해왔지만 성과가 없었다면 잠시 스스로를 돌아볼 타이밍이다. 스스로 너무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하고, 또 너무 둔감하게 스트레스에 스스로를 방치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이때 마음 챙김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스트레스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삶을 살아나가기 위해 스트레스에 둔감하게 반응하도록 자라왔기 때문이다. 마음 챙김은 어렵지 않다. 하루 5분이라도 고요하게 앉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 된다. 나는 지금 괜찮은지.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질문을 던지고 받는 과정이 마음 챙김의 시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