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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닥친 위기에서, 구출해 주는 매일의 작은 습관

by 이완

"시켜줘 그럼 금잔디 명예소방관"

요즘도 한 번씩 회자되는 드라마 '꽃 보다 남자' 대사다. 2009년에는 감탄하던 대사였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견뎌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삶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명예소방관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자연재해 상황에서 소방관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한탄하지 않는다. 최대한 빠르게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을 수습한다. 개인의 삶에도 자연재해와 같은 상황들이 벌어진다. 하지만 자연재해를 보고 당장 해결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도대체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긴 건지,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한탄하고 좌절한다. 빠르게 수습되지 않은 불은 여기저기 옮겨 붙어, 재해는 재앙이 된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는, 근거 없이 긍정하라.

불이 났을 때, 소방관들은 어떤 마음으로 불을 끌까? 우선 현재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최대한 빠르게 진압하는 데에만 집중할 뿐이다. 개인에게 생긴 문제를 해결하는데만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특성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던 탓에, 스트레스 가득한 상황에서 감정은 우리를 좌절하고 조용히 있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가만히 있어 해결되는 문제는 적다. 적극적으로 최대한 빠르게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건이나 질병이 닥쳤다면, 우리를 다운되게 하는 감정이 다가와도 불을 끌 수 있는 소방관이 필요하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재해에는 근거 없는 긍정이 필요하다. 매일 스스로에게 되뇌는 문장은 위기 상황에서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이다.

나는 모든 사람, 상황이 나를 위한 선물이며, 기대 이상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음을 이해한다

이 별거 아닌 문장을 되뇌는 매일 아침 3번 반복하는 습관으로도, 당신만을 위한 소방관을 확보할 수 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고난이 나를 위한 선물로 포장된다. 선물이 되는 순간 이 고난을 어떻게 해결해서 내게 선물로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고난이 갑자기 어려워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고난을 받아들이지 못해 생기는 고통에서는 쉽게 벗어날 수 있다.


부정적 상황에 대한 원인을 찾는 행동은 부정적 순환으로 이어진다.

부정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원인에 집중하는 태도는 부정적 순환을 만든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은 1차적으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인지 기능을 저하시킨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가 왜 생겼는지,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문제에 몰두하면, 전전두엽은 과부하에 걸린다. 스트레스와 인지 능력 저하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우울감과 동기 저하로 이어진다.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을 방지하고 싶다면,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스트레스가 해소된 상황에서 진행하는 것이 옳다. 감정적인 싸움으로 이어져 대화가 안 되는 상태에서 잠시 거리를 두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질병과 회사의 희망퇴직

일주일 동안 아이의 갑작스러운 질병과 회사의 희망퇴직 소식이 겹쳤다. 아이의 질병은 꽤 심각했고, 당장 치료를 해야 했다. 완쾌가 불확실했고 당장 월에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야 했다. 동시에 회사는 갑자기 기울었다. 예고 없이 전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회사는 어수선했다. 1가지 상황만 닥쳐도 힘들었을 텐데, 2가지 상황이 겹치자 중심을 잡기 어려웠다. 아이의 질병을 판정받고 나오던 때, 날씨가 참 좋았다. 아내는 옆에서 계속해서 울고 있었고, 나도 눈물이 맺혔다. 그때 참 신기하게 매일 아침 되뇌던 말이 내 머릿속에서 반복되었다.

나는 모든 사람, 상황이 나를 위한 선물이며, 기대 이상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음을 이해한다

나는 운전을 하며 그 문장을 되뇌었다. 아이는 분명히 괜찮아질 거고, 나는 방법을 찾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정말 선물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늘 가족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 화목하길 원했다. 아이의 아픔과 회사의 어려운 상황 덕분에 시간이 많아졌다. 또 아이의 성장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쏟게 되었다. 덕분에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가족은 화목해졌다. 아이 역시도 거의 완쾌되었다.


매일 내게 들려주는 말의 힘

말을 반복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들려줄 말을 평상시에 들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힘이 들때는 새로운 문장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스스로 지켜내기 위해서는 마음을 평시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 마음을 준비하는 데 있어 매일 스스로에게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상황을 반복해서 말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정말이다. 매일 아침 내가 원하는 마음 상태를 쓴 문장을 거울 앞에서 딱 3번만 읽어보자. 당신에게 든든한 명예소방관이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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