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글로벌 감정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감정 표현 빈도, OECD 최하위다. OECD 국가 중 한국인의 감정 표현 빈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어떻게 감정을 관리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2019년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감정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한 직장인은 72%였다.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다면, 범인 찾기를 멈추자.
불안, 걱정 등의 감정에 휩싸이면, 평화로울 수 없다. 어떻게 평화를 얻을 수 있을까? 대부분 불편한 감정을 없애려고 한다. 다른 곳에 정신을 집중해서 감정을 잊거나, 감정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 해결할고 한다. 마치 범인을 색출하듯, 내 마음의 평화를 방해하는 원인을 찾아 없애려고 한다. 하지만 우린 경험으로 안다. 직장을 바꾸고, 관계를 끊어도 평화는 잠시 뿐이다. 불편한 감정은 금방 나를 찾아온다.
평화는 모든 감정을 안을 수 있을 때 얻어진다. 감정은 신호다. 특히 불편하게 하는 감정은 내가 해결할 문제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감정을 알려주는 신호다. 감정은 우리의 일부다. 불편한 감정을 우린 오랜 시간 거부하고 무시했다. 그 감정은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의 관심을 얻고 싶어 한다. 오랜 시간 부모에게 방치된 문제아와 같다. 우린 그 문제아를 사랑받지 못해 상처받은 아이로 보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오래 방치된 아이와 연결될 수 있을 때, 우리는 지금 그 자체에서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문제가 해결되는 것과, 감정이 해결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닫힌 문 하나를 열면, 다시 닫힌 문 10개가 나타난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삶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또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도 불가능하다. 돈을 많이 벌면, 시간이 많으면 모든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기대는 사실이 아니다. 백수는 바쁘고, 부자도 고민이 많다. 문제를 평생 우리와 함께할 동반자로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평화로워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다만, 그 문제를 보는 시야가 다르고, 불편한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핵심은 불편한 감정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문제로 인해 일어나는 불편한 감정을 잘 관리할 수 있을 때, 심하게 흔드리는 물에서도 중심을 잡고 있는 배처럼,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27년의 감옥 생활에서도 지켜낸 마음의 평화
넬슨 만델라는 인종차별 철폐 활동을 하다, 감옥에 27년간 감옥에 수감되었다. 그의 수감 생활은 다음과 같은 극심한 고통으로 점철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족과의 단절이 가장 그를 힘들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와 아들의 장례식에 갈 수 없었고, 딸의 결혼식도 볼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만델라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분노와 좌절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를 내면의 성찰로 전환했다. 그는 감정적 고통을 더 높은 차원의 이해와 자기 성장의 기회로 삼았다. 만델라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깨달았다. 그는 외부 환경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았으며, 이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평화를 유지했다. 넬슨 만델라의 경험은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그는 자기 성찰, 목적의식, 용서, 학습, 그리고 의식적인 선택을 통해 자신의 고통을 초월하고, 궁극적으로 남아프리카의 민주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감정을 피해선 안된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문제와 함께 살아간다. 문제 때문에 평화롭지 않은 것이 아니다. 평화는 문제의 상황 속에서도 찾아올 수 있다. 오히려 엄청난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했음에도 다시 불편한 감정이 찾아올 때, 우리는 더 큰 좌절에 빠지기도 한다. 핵심은 불편한 감정도 감싸 안는 데 있다. 감정을 지켜보고 이해하면, 우리는 문제의 한가운데에서도 감정을 관리하고 평화로움 속에서 문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다. 지금 당장 상황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그 감정을 돌아보는 과정이 힘들더라도 피하지 말고, 묻고 함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