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정말 시간이 없을까?
우린 정말 시간이 없을까? 직장인은 1시간당 평균 12.7번의 작업을 전환했다. 작업을 전환할 때마다 새로운 작업에 적응하기 위한 스위칭 비용(시간)이 발생한다. 10분 동안 3번 이상의 작업을 전환한 경우, 정확도는 41% 하락했다. 완성도가 낮은 작업은, 완성도를 올리고, 오류를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는 건, 사실이 아닐지 모른다. 너무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찾고 확보할 의지와 에너지가 없는 게 근본적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도구가 필요하다.
시간이 없다면, 타이머를 켜라.
시간을 더 얻기 위해선, 먼저 지금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시간이 없는 사람에게, 하루의 일과를 체크하고 기록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다.
시간이 없다면, 타이머로 출퇴근 시간부터 시작해 보자. 타이머에 30분이나 10분을 맞춰놓고, 카운트 다운하기 전 무슨 일을 할지 정한다. 예를 들어, 출근하기 전 오디오 북을 들을지, 글을 구상하지 정한다.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30분 타이머를 시작한다. 이렇게 계획을 짜는 것만으로도, 출퇴근 시간이 달라진다. 타이머를 사용하기 전에는 영상을 보거나, 잠을 자며 허비한 시간을 내 계획대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하는 것과 달리, 출근길에 많은 것들이 주의를 뺏겠지만 괜찮다. 출퇴근 시간에 나의 시간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제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타이머를 몇 분으로 맞추고, 측정하느냐에 따라 내 하루가 세분화된다. 마치 하루를 몇 라운드로 나누는 것과 비슷하다. 하루를 나누지 않으면 나는 하루에 1번 라운드에 오른다. 아침에 시간을 낭비하면, 그 라운드 전체가 망한다. 하지만 타이머로 시간을 나누면, 하루에 여러 번에 라운드를 오를 수 있다. 이 전에 라운드를 망쳤어도, 이제 타이머와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라운드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다.
특정된 시간은 의미가 부여된다.
타이머로 시간을 재는 것은, 전체 하루에서 일부를 골라내고 이름 붙이는 것과 같다. 이렇게 시간을 특정하는 것은 2가지 효과가 있다. 첫 번째 스위칭 비용을 낮춘다. 두 번째 데드라인 효과를 만들어 낸다.
현대 직장인은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한다. 23년에 진행된 디지털 워크플로우 분석 툴 'DeskTime'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시간당 평균 12.7회의 창 전환을 한다. 22년에 있었던 MIT 인지과학 연구소 실험의 경우, 화면 전환 후 원래 작업으로 복귀까지 23초가 필요했다. 10분 내 3회 이상 전환 시 작업 정확도 41% 하락했다. 정해진 시간에 하나의 작업을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시간과 에너지를 엄청나게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 타이머를 사용하면, 정해진 시간에 하나에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5분, 10분이라도 타이머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하나의 일에만 집중하는 것은 집중력을 높이고, 불필요한 스위칭 비용을 방지한다. 또 시험 시작하기 직전이 가장 공부가 잘되듯, 타이머로 정한 시간은 '마감력'을 만들어 낸다. 타이머를 시작하는 것 자체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만들어진다.
하루에 2시간을 버리고 있다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2023)는 20~50대 1,200명을 대상으로 3단계 실험 진행했다. 72시간 연속으로 30분 단위 행동 기록했다. 그리고 그 기록을 AI 분석 시스템을 통해 5,760개의 시간 데이터 매칭했다. 참가자 스스로 예상 시간 사용량과 실제 데이터 대조 하니, 하루 평균 2시간 15분의 공백 시간이 있었다. 하루에 2시간 넘는 시간이 그냥 버려졌다. 2시간 15분의 구성은 이렇다. 34%는 인스타와 같은 피드를 무의식적으로 스크롤링하는 시간이다. 28%는 결정하기 전 망설이는 시간이다. 점심 메뉴를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보내는 시간이 포함된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분 단위로 측정하라.
시간이 부족한 것은, 너무 많은 것을 하려는 태도 때문일 수 있다. 멀티태스킹은 허상이다. 실제로는 아주 빠르게 업무가 전환된다. 계속되는 업무 전환은, 인지력과 의지력을 소모한다. 동시에 하는 일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없는 시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현재 효율적이지 않게 사용되는 시간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이때 타이머는 하나의 일에 집중하고, 삶의 전체적인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