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관계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냥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생각했어요. 친구들과 있어도 외로웠어요. 친구의 별 의미 없는 행동에 서운함을 느꼈고,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상처받기도 했어요. 지금 보면 관계에 너무 기대치가 높았고 자신감은 낮았던 거 같아요. 외롭지 않고 싶지만, 동시에 관계에서 상처받고 싶지도 않은 두 개의 마음에서 갈팡질팡하니 인간관계는 더 어려워지기만 했죠. 외로움의 원인을 찾았어야 했는데, 그 당시에는 결국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외로움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었어요. 내가 더 잘하면 좋은 관계가 생길 거고, 외로워지지 않을 거라 믿었죠. 그 믿음은 관계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어요. 전교 회장 타이틀을 얻으면, 외로움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어렵게 된 전교 회장도 내 외로움을 해결해주지 못했어요. 전교 회장이 돼도 외로움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어요.
외로움의 원인을 어디에 있을까?
과거에 비해 친구가 많아진 건 아니지만, 지금은 외로움을 잘 타지 않아요. 외로움을 해결하려고 관계에 집착하지 않자 변화가 시작되었어요. 더 이상 관계에 집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고, 나 자신에 집중하자 늘 따라다니던 외로움이 어느새 멀어졌어요. 외로움 더 정확하게는 공허함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어요. 잘 생각해 보면, 내가 알지 못하는 나를 세상 그 누구도 알아줄 수 없죠. 또 나 자신을 싫어하고 이해해주지 않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아끼고 이해할 수 없죠. 내가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계속 타인에게 기대했다는 걸 이제야 볼 수 있었어요.
날 구출해 줄 사람보다, 나 자신을 먼저 구출
외로움 혹은 공허감을 느끼는 것은 친한 사람이 주변에 없기 때문이 아니에요. 외로움은 자기 자신과 충분히 가깝지 못할 때 찾아옵니다. 내 안에 뚫린 블랙홀 같은 공허감은 외부에서 채워줄 수가 없어요.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그 구멍을 막을 수 있어요. 과거의 저처럼 외로움의 원인이 사람들과 잘 못 지내는 탓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삶의 중심은 내가 아닌 타인이 되게 됩니다. 즉 원인과 더 멀어지게 되는 거죠. 그만큼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못하게 되니 더 깊은 외로움에 빠지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지금 외로움을 느낀다면, 나를 구출할 사람을 찾기보다 나 자신을 먼저 구출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