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남편은 무엇을 해야 할까? [part 1]

생각보다 어렵지만 그보다 더 좋은

by 이완

출산에는 많은 변수들이 있다.

미리 알고만 있어도 도움이 된다.


출산은 생각보다 순조로웠지만, 끝이 아니었다.

신체적인 고통에 취약한 아내였기에 진통이 가장 걱정이었다. 다행히 입원 예정일까지 진통은 찾아오지 않았다. 입원 당일 집에서 저녁을 먹고 여유롭게 입원했다. 너무 여유를 부렸던지 응급실을 통해 수속을 했고, 입원하자마자 밀린 검사들을 시작했다. 내진을 해보니 자궁문이 이미 열린 상태였다. 기대하지 않았던 순산의 가능성에 기뻤다. 물론 이후 과정들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빠르게 진행되었고 다음날 아침 8시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만났다. 너무 작은 아이를 보니 현실감이 없었다. 작은 아이는 시원하게 울었다. 아내는 아이를 보며 웃었다. 안도감을 느꼈다.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내는 출혈이 심해 후처치에 들어갔다. 후처치 후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 소아과에서 연락이 왔다. 힘든 와중에도 아내는 아이를 보고 싶다며 영상을 찍어오라고 했다. 기대에 찬 걸음으로 약속 나가보니, 아이 없이 차트를 들고 있는 의사 선생님만 있었다. 촬영하려던 카메라는 들지도 못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다. 아이 호흡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중환자실로 이동한다는 말을 들었다. 태어나 한번 얼굴 본 내 아이가 중환자실에 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 와중에 한가득 중환자실 입원 동의서를 작성하는 일은 정말이지 쉽지 않았다. 이후 아내는 무려 3통의 수혈 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고, 아이도 며칠 후 큰 문제없이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변수는 많다. 그 가능성을 알고만 있어도 침착한(척) 결정할 수 있다.

입원을 하고 보니 출산에 정말 많은 변수들이 있다는 걸 경험했다. 입원 전 준비가 되어 있어야 아내가 겪을 출산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 출산 전에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불안했는데, 혹시 나 같은 남편이 있을까 정리해봤다.

남편들 파이팅!




아내가 만삭이라면 준비해보자


1) 출산이 가깝다면 꼭 병원 진료에 함께 가자


인터넷이나 책에서 보는 출산과 병원에서 마주한 상황에는 차이가 있다. 유럽에 가면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모두 아시아인이 된다. 출산도 모두 같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출산 단계 별 진행상태, 태반의 위치, 아이의 상황 등 사람마다 차이가 날 요소들이 많았다. 서로의 상황이 다르기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참고 정도로만 생각하는 게 좋다.

내 출산에 가장 신뢰해야 할 사람은 담당 의사다. 출산 전에 의사의 견해를 듣고 또 의사가 어떤 성향인지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출산 과정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의사의 성향을 알고 있으니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할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마음을 안정할 수 있었다.

또 진찰 내용을 아내에게 전달받는 것보다 직접 듣는 것도 좋다. 물론 아내가 꼼꼼하게 챙기겠지만, 만삭이 된 아내는 이미 무거운 몸으로 진료를 받는 것 자체에 에너지가 소모가 큰 일이다. 옆에서 함께 질문하고 함께 건강한 출산을 위한 첫걸음이다. 아무리 바빠도 출산 가까이에는 함께 병원에 가보자.


2) 남편 짐은 스스로 챙기자

만삭인 아내는 짐을 챙기기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우리 짐은 우리가 챙길 수 있도록 하자. 출산은 여행과 달리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입원할 때 입을 옷도 미리 정해놨었다. 아래는 대학병원 입원 후 조리원 2주 일정까지 포함한 짐 쌀 리스트를 정리한 내용이다.


(1) 캐리어에 넣을 것

- [ ] 면도기

- [ ] 고프로

- [ ] 슬리퍼

- [ ] 멀티탭

- [ ] 옷

- [ ] 트레이닝복, 잠옷 바지

- [ ] 후드

- [ ] 티셔츠 2개

- [ ] 얇은 바지

- [ ] 수건

- [ ] 마스크_ 2주 치

- [ ] 속옷 5일 치

- [ ] 스피커


(2) 작은 가방에 넣을 것_ for 문서

- [ ] 산모수첩

- [ ] 입원 의뢰서

- [ ] 지갑, 신분증

- [ ] 필기도구

- [ ] 가족관계 증명서_ 출생 신고할 때 활용

- [ ] 휴대폰


(3) 백팩에 넣을 것 _ for 원격근무

- [ ] 노트북 & 충전기

- [ ] 키보드, 마우스

- [ ] 노트북 거치대

- [ ] 보조배터리

- [ ] 볼펜

- [ ] 물통

- [ ] 치약, 칫솔

- [ ] 물티슈

- [ ] 비닐봉지


(4) 별도 케이스에 넣을 것

- [ ] 이불

- [ ] 베개




나머지 내용은 part 2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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