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삶을 내 의도대로 변화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작은 변화가 간절했던 과거의 저를 생각하며, 습관을 이야기합니다.
습관을 유지하는 데 '불편한 감정'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가 중요합니다.
잘 달리는 사람도 힘들다.
이른 아침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ROTC가 쓰인 초록색 체육복을 입고 운동장을 뛴다. 무리의 중간 정도에서 죽을 것 같다는 말을 반복하며 뛰고 있었다. 훈육관은 특급을 요구했다. 오래 달리기 특급 기준은 3km에 12분 30초 이내. 피 맛이 느껴지도록 뛰어도 특급 기준에 맞추는 것은 쉽지 않았다. 풍경도 없는 운동장을 쳇바퀴 돌듯 반복하는 것은 너무 괴로웠다. 힘겹게 달리기를 마치고 힘겹게 숨을 돌리다 앞을 보니, 늘 특급을 받는 친구가 여유롭게 쉬고 있었다. 뛰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친구는 당연한 걸 묻느냐며 힘들지만 참고 뛰면 괜찮아진다고 말했다.
모든 습관에는 '불편한 감정'이 찾아온다.
과거에 비해 습관을 만들기가 수월해진 지금이지만 여전히 불편한 감정을 지나는 과정을 겪는다. 지금 쓰고 있는 브런치 시리즈 '변화를 만드는 습관을 쓰는 습관'도 같은 과정을 겪고 있다. 24년 11월 6일부터 매일 브런치에 습관 관련된 글을 올리기로 했다. '오프라인 사업만 10년 한 39세 김사장은 어떻게 콘텐츠 부자가 됐을까?' 책을 보면서 매일 콘텐츠를 제작하는 습관이 내가 의도하는 자유로운 삶의 기본기라 생각했다.
책에서는 처음 꾸준히 콘텐츠를 올릴 때는 30분이란 제한 시간을 두고 힘을 뺀 콘텐츠를 올리길 권했다. 하지만 도저히 30분 만에는 내 생각을 담을 수 없었다. 목표보다 4배는 많은 2시간 정도에 글을 완성해 올리고 있다. 직장인으로서 출근길 30분, 점심시간 20분, 퇴근길 30분 정도 시간만 가능하기 때문에, 정말 틈틈이 혹은 동네 벤치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위기는 3일째 끌을 쓴 다음 찾아왔다. 3번째 글을 올린 다음 날은 주말이었고, 다른 가족과 여행을 가는 날이었다. 주말에는 출퇴근 시간이 없어, 글을 쓸 시간 절반 이상 없어진다. 여행을 가면서 남은 절반의 시간도 날아갔다. 운전을 하며 머리로 글을 구성해 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저녁에 아이들을 재우고 부모들과 술을 마셨다. 나는 주말에 글쓰기를 포기했다. 처음 세운 목표를 빨리 포기해야 해서 마음 불편했다. 어떻게든 머리로 구상해 글을 쓸 수 있길 기대했지만 구상자체가 잘 되지 않았다.
여행을 다녀오고 난 다음 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으니, 이제 평일에는 매일 글을 써야 했다. 하지만 여행의 여파가 남아 있었다. 많이 피곤했다. 여전히 어떻게 글을 풀어갈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았지만 빈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다 시간이 지나갔다. 골라 두었던 글감들을 다시 봤지만 마음에 차지 않았다. 불편한 감정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큰 반응도 없는 글을 계속 써야 할까? 정말 이런 글을 쓴다고 도움이 될까?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굳이 이렇게 성의 없는 글을 올려야 할까? 또 괜한 잘난 척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창피하기도 했다.
내가 가장 처음 시작한 운이 좋게도, 감정을 다루는 습관이었다. 명상과 '현존수업'이란 책에서 제시하는 내면 여행을 함께 진행했다. 나는 불편한 감정을 피하거나 누르지 않는다. 그 존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한다. 이 과정은 마치 달리기가 힘든 걸 인정하고 함께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머리로 아는 것으로 할 수 없다. 러너스하이에 도달하는 것 역시 충분한 체력과 연습이 필요하듯, 불편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 아닌 그것을 인지하는 것조차 상당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나는 내 마음들을, 내가 그동안 익힌 방식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잠이 들기 전까지 꾸벅꾸벅 졸아가며 글을 완성하고 올렸다. 이제 또 그 월요일로부터 3일 차다. 글감을 찾는 것은 월요일보다 쉬웠고, 글을 쓰는 것도 한결 수월하다.
습관을 다루기 위해서는 불편한 감정을 다뤄야 한다.
습관은 삶을 내 의도대로 바꿀 간단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나 걱정인 직장인에게.
작은 것을 선택할 용기와, 꾸준히 할 지혜를 선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