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삶을 내 의도대로 변화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작은 변화가 간절했던 과거의 저를 생각하며, 습관을 이야기합니다.
"나는 아내와 아이의 욕구를 존중합니다.
아내와 아이의 감정을 배려해 이야기합니다.
나는 가족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남편이자 아빠입니다. "
"나는 내가 만든 상황에 모든 책임이 내게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그것을 감당할 충분한 능력이 있습니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부부 상담을 받았다.
우리 부부는 대학교 CC로 8년 연애를 했고, 결혼한 지 5년이 되었다. 기존에는 서로 조심하고 적당히 이해하고 넘어가던 일들이 아기가 생기며 달라졌다. 아이에게 집중하며 아내의 에너지는 부족해졌고, 부족해지자 그동안 갈등과 다툼으로 번졌다. 다툼은 잦아지고 격렬해졌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답이 없는 듯했다. 지금까지 싸우면서 서운하고 쌓였던 것들이 너무 깊고 오래 쌓여 풀 수 없을 것 같았다.
아이 앞에서 부모가 싸우는 건 정말 미안한 짓이다.
2살이 조금 넘은 아이 앞에서 아내와 말다툼이 시작됐다. 적당히 덮고 아이 앞에서 싸우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지만, 그런 태도가 아내의 화에 기름을 부었다. 나도 참지 못하고 쏘아붙였다. 그러다 그 가운데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밥을 먹고 있는 아이가 보였다. 평소였으면 투정도 부리고 장난도 칠 아이였는데, 이 아이가 조용히 밥만 먹고 있는 걸 보니 아이가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싸움을 끝낼 수는 없었다. 마저 이야기를 하러 자리를 옮겼다. 아이를 혼자 두고, 방으로 들어가 최대한 차분하게 해결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생각도 나지 않는 이유로 정말 격하게 싸웠다. 목소리는 다시 커졌고, 싸움은 길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이가 웃는 얼굴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방문을 열었다. 그때 아이에게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나중에 CCTV를 돌려보며 부모의 큰 소리를 들으며, 혼자 식탁에 앉아 있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니 정말이지 마음이 찢어졌다.
정말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상황이었다. 아이 앞에서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리 길게 조심해서 이야기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았다. 심지어 여러 번의 부부 상담을 진행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았던 시점이었다. 그냥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까 생각도 했다.
도대체 왜 우린 해결할 수 없을까?
오랫동안 가깝게 지낸 관계에는 조금씩 갈등이나 실망과 같은 감정이 쌓이기 마련이다. 그게 반복되고, 오해가 깊어지면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중요하지 않는다. 감정 싸움이 될 뿐이다. 오랜 다툼의 경험으로 어떤 말로 상대방에게 더 깊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싸움은 더욱 격해지고 마음의 상처는 더 깊어진다.
나는 오래된 관계의 문제를 습관으로 풀고자 했다.
나는 정말 다시는 아이 앞에서 큰 목소리로 싸우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에게 서로를 아끼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책을 봤다. 관계를 해결하는 많은 책들이 정말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라.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기억하라. 모든 책임이 내게 있음을 받아들여라 등. 마음이 평온한 상태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이지만, 이게 가능한지 의문이 들었다.
나는 변해야 했다. 이번에도 습관을 이용하기로 했다. 매일 아침 나의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문장을 3번씩 반복해 읽고 있다.
"나는 아내와 아이의 욕구를 존중합니다. 아내와 아이의 감정을 배려해 이야기합니다. 나는 가족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남편이자 아빠입니다. "
"나는 내가 만든 상황에 모든 책임이 내게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그것을 감당할 충분한 능력이 있습니다."
이 문장을 매일 아침 3번 되뇌는 것이 여러 번의 부부 상담보다 효과적이었다.
단기적인 효과를 보면 상담의 효과가 더 좋았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고, 나의 행동의 신경을 쓸 수 이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하지만 지속되지 않았다. 매일 상담사를 만나지 않기 때문에, 상담사의 조언은 시간이 지날수록 멀어지고, 자연히 과거의 나로 돌아갔다.
우리가 그렇게 많이 싸운 건 지금까지 우리가 서로에게 쌓아온 판단과 선택의 결과들 일 것이다. 이제는 습관을 통해 새로운 판단과 선택을 쌓아가고 있다. 매일 아침 나는 문장을 되네이며, 나의 상태를 재정비한다. 그리고 그것은 놀랍게도 효과가 있다.
기존에는 이거는 당연히 아내가 해줘야지. 이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데? 하는 것들에 대한 기준이 낮아졌다. 아내에게 화가 나던 상황에서 조금 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싫었던 아내의 부탁이 이젠 충분히 해줄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물론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한 번은 말다툼이 있었다. 하지만 큰 소리가 나지는 않았다. 서로의 의견의 차이를 확인하고 각자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우린 다음날 아이와 함께 웃고 안았다.
내가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만큼 배려하고 사랑한다. 또 존경받고 사랑받는 아빠가 되기 위해 말보다 행동으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문제가 생겼을 때는 그 역시 나의 책임이라 받아들인다. 나는 매일 아침 그렇게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또 하루하루 그런 경험들을 쌓아가고 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 앞에는 (습관이 없는)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물론 어느 순간 과거의 나로 돌아갈 수 있고 또 싸울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습관으로 새로운 나를 계획하고 유지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습관은 삶을 내 의도대로 바꿀 간단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나 걱정인 직장인에게.
작은 것을 선택할 용기와, 꾸준히 할 지혜를 선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