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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모도 습관. 아빠가 매일 육아 일기를 쓰는 이유

by 이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습관화하라'

좋은 사람이 되기 싫은 사람이 있을까? 넉넉한 경제 상황, 건강한 삶은 좋은 사람 되기처럼 만인의 목표다. 하지만 일부만 목표를 이룬다. 대부분은 '언제쯤 부자가 되나' 한탄만 가끔 할 뿐이다. 목표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습관화란 목표를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나누는 작업이다. 막연한 열정을 구체적인 습관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습관화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강력한 전략이다. 습관은 목표로 나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상황에 맞게 수정 보완해 나갈 수 있다. 또한 습관은 보통 작은 행동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변화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비교적 쉽게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한 삶이란 막연한 목표는 매일 아침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시는 작고 구체적인 습관으로 시작할 수 있다. 따뜻한 물 한 잔으로 건강한 삶이 가능할까 싶겠지만, 따뜻한 물을 먹는 행동이 습관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 먹는 습관은 확장된다. 매일 아침 건강을 생각하며 물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조금씩이지만 확실히 나타난다. 매일 아침 따뜻한 물을 마시는 사람은 그 물이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찾아보게 되고, 더 나은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게 된다. 같은 정보를 들어도, 건강과 관련된 정보에 대한 반응이 달라진다. 한 블로그에서 물 대신 디톡스 주스가 효과가 좋다는 내용을 봤다면, 쉽게 전환도 가능하다. 따뜻한 물은, 디톡스 주스로 확장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신체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되면, 시스템은 또 한 번 확장된다. 조금 더 어려운 습관이라도 해낼 수 있다. 아침에 마시는 물에서 아침 식사, 저녁 식사를 건강식으로 챙겨 먹게 되고, 운동에도 관심을 갖게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건강한 삶에 대한 구체화를 경험한 사람은, 삶의 다른 부분에서도 비슷한 시스템을 이룰 수 있다. 물을 마시던 작은 습관이 삶의 전반을 바꾸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모호함은 그 자체로 우리의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모호한 목표가 끼치는 영향도를 조사했다. 명확하지 않은 직무 역할과 성과 목표는 직원에게 높은 스트레스와 낮은 생산성으로 이어졌다. 책 '스틱'에서는 회사 내의 명확한 목표 공유가 생산성을 높인다는 점을 언급하며, 효과적인 방법으로 스토리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고객을 최우선하는 서비스'란 목표는 모호하다. 고객의 범위가 우리 제품을 구매한 사람인지, 관심을 갖고 온 고객인지, 타사의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인지 명확하지 않다. 또한 고객을 최우선하는 서비스란 것이 서비스 제공 범위 내에서의 최선인지, 친절한 태도인지 명확하지 않다. 각자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같은 일을 하는 직원끼리 일에 대한 기대 수준이 다르면,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당연히 해야 된다고 느끼고, 다른 직원은 필요 없다고 느낀다. 그럼 서로를 불필요한 업무를 하는 혹은 게으른 직원으로 여기게 된다. 회사에서는 불 필한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와 그것을 달성한 명확한 세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개인의 삶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좋은 사람, 멋진 삶과 같은 막연한 목표만 있을 때, 그것은 동기부여가 되기보다 스트레스와 낮은 생산성의 원인이 된다. 마치 불확실한 성과 목표를 세운 직장인과 비슷하다. 이때 습관은 그 자체로 구체적인 목표의 역할을 한다. 멋진 삶을 위해,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별 것 아닌 습관으로 시작하더라도, 시스템이 삶에 생긴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삶의 대부분은 경험을 통해 배우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때 습관은 삶의 유연함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


좋은 부모가 되는 것 역시 습관이 필요하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가 태어나니, 기대와 달리 처음부터 사랑이 가득하지 않았다. 나와 아내 사이에서 모든 관심이 아이에게 가며 아쉬운 마음도 생기기도 했다. 초기 잠을 잘 잘 수 없는 시간들이 지속되니, 아이의 존재에 온전히 감사하기 힘들었다. 아이가 어떻게 잘 성장하는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마음도 시간도 넉넉지 않았다. 매일 육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육아 일기를 쓰게 되면서, 매일 아이를 관찰해야 했다. 오늘은 무엇을 했나, 어떤 게 바뀌었는지 살펴야 짧은 일기라도 채울 수 있었다. 매일 일기를 쓰다 보니, 변화가 없는 일상이 반복되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또 일기만 쓰는 것은 아이에게 미안해서, 무엇하나라도 더 아이에게 해주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제는 아이와 상호작용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육아 교육에도 더 관심이 간다. 한 번씩 아이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면, 기록으로 남기며 마음도 풀고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방법을 찾아보기도 한다.


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오늘 할 수 있는 최소 단위를 찾아라.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목표를 위해 오늘을 무엇을 하는지 다. 건강을 위해 따듯한 물을 마시는 것처럼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내가 육아 일기를 쓴다고 했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3~4줄 쓰는 거 아니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었다. 사실이다. 나는 매일 3~4줄의 육아일기를 쓴다. 하지만 그 작은 문장들이 아이와의 관계를 바꿨고, 내 인생에 아이와의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고 또 언젠가 그 선물을 줄 날을 기대하게 만든다. 당신의 삶에 모호하게 가지고 있는 목표들을 써보자. 그리고 그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습관을 적어보자. 작아도 좋다. 핵심은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다. 당신의 시스템은 목표로 자동으로 운행하도록 도울 것이고, 그 과정에 필요한 것들을 당신 앞에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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