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던 걸 얻을 수 있는 시험이 있다. 일반적인 시험과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언제든 시작할 수 있고, 시간 제약도 없다. 원하면 몇 달간 시험을 봐도 좋다. 시험에 필요한 자료는 언제든지 찾아봐도 좋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 부정행위가 아니다. 시험 중 다른 일을 하건 다른 곳에 가건 문제없다. 이런 조건의 시험이라면,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해서 나쁠 것이 없다. 만약 이 시험을 내년 1월 1일 날 시작하겠다는 친구가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새해 첫날, 1월 1일은 헬스장이 가장 붐비는 날이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헬스장은 점점 한산해진다. 마치 새해 이벤트 같다. 새해를 반기고, 첫 시작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새해 행사. 이 행사가 지나가면, 점점 헬스장은 한산해진다. 새해 첫날 운동은 성취감이 크지만, 3일 차, 5일 차의 운동에서는 첫날만큼의 특별함이 없다. 첫날에 비해 몸이 달라지지도, 운동량에도 변화가 없다. 지겨운 반복일 뿐이다. 일상의 문제들도 많고, 봐야 할 것도 많다. 귀찮은 운동은 점점 멀어진다.
새해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1월 1일에 시작하지 말라.
1월 1일에 새로운 시작을 계획하고 있다면, 삶을 바꾸고 싶은 것인지, 시작의 기분을 느끼고 싶은 것인지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시작의 기분을 느끼는 것이 좋다면, 매년 1월 1일을 크리스마스처럼 기다리는 것도 좋다. 하지만 삶을 바꾸고 싶다면, 1월 1일을 습관을 시작하는 날로 정할 필요가 없다. 1월 1일이 습관을 시작한 첫날인 것보다 2번째 날인게 좋다. 이미 새해의 계획을 시작해서 진행 중인 사태로 새해를 맞이하면, 당신은 이미 하루 지속 중인 습관을 축하할 수 있다. 당신의 두 번째 날도 특별해지는 것이다. 사전 테스트를 하듯, 미리 습관을 경험해 보고 새해 첫날에는 조금 조정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참고로, 우리가 사는 1년은 정확하게 365일이 아니다. 1년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정확히 365일로 나눠지지 않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수치를 보정한다. 또한 우리가 사는 하루의 시간도 바뀌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온난화 탓에 하루 길이 증가"… 녹은 빙하가 자전 속도에 영향> 연합뉴스 24년 7월 16일 기사 헤드라인이다. 물론 우리가 인식하기에는 어려운 아주 작은 시간이지만, 중요한 것은 1월 1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인위적인 시작을 축하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삶을 변화하고 싶다면 인위적인 숫자보다 핵심에 다가가야 할지 않을까?
습관의 핵심은 시작이 아닌 지속이다.
습관을 지속하는 것은 쉽지만, 시작이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1월 1일에 시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지 못한 이유는 1월 1일에 헬스장을 가지 못해서가 아니다. 지속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집 앞에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던 한 남자는,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아이들에게 떠들 때마다 고맙다며 돈을 주었다. 그렇게 며칠 계속 돈을 주었고, 어느 날 돈을 주는 행동을 멈췄다. 돈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 아이들은, 그곳에서 떠들 가치가 없다고 여기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 그 남자는 다시 고요한 곳에 평화를 찾을 수 있었다. 어떤 행동에 처음에는 돈이나 화려한 시작처럼 외부 보상으로 동기부여가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내적 동기가 감소하게 된다. 이런 효과를 과잉정당화 효과라고 부리기도 한다. 습관을 만들 때, 이런 외적 동기부여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아무렇지도 않은 시작이 지속적으로 습관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매일 20개 이상의 루틴을 지속하는 비결은 특별하지 않은 시작에 있다.
나는 매일 20개 이상의 습관을 지켜나가고 있다.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습관을 지켜나가고 있다. 가장 최근에 추가한 습관은 이렇게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이다. 이 습관은 꽤 많은 시간이 들어가, 주말에는 하지 않고 있다. 한 동안 글을 쓰지 않았던 터라, 글을 쓰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습관이었다. 어느 날은 일이 많아 야근을 하기도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글을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구상되지 않기도 했다. 그럼에도 핑계 없이 평일이면 매일 글을 쓰고 있다. 이 습관을 시작한 것도 아주 평범한 날이었다. 11월 수요일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정말 쓸 수 있는 수준인지 테스트해 볼 생각이었다. 발행을 누르기 좀 창피했지만, 그래도 매일 1개의 글을 쓰겠다는 목표를 시작했고, 지속했다.
올해 목표를 이루고 싶다면, 오늘 12월 31일에 시작하라.
벌써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 당신은 어떤 목표를 세웠고, 무엇을 해냈는가? 나 역시 목표로 한 것들을 아직 이루지 못했지만, 여전히 매일 그 성과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올해는 다른 해의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라. 그 시작은 위대한 시작일 필요가 없다. 아주 평범한 날, 아무것도 아닌 시작이 습관이 되면 내 삶을 바꿀 시스템이 될 것이다. 1월 1일이 습관을 시작한 후 n일 지속한 기념일로 자축할 수 있는 날이 될 수 있기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