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의 노래

by 물냉이

고목의 노래


나에게도 봄은 있어요

지난 가을 땅에 닿던

수피마저 마르고

겨울은 몹시 추웠지만

견딜만 했죠

나에겐 더 이상

물 올릴 힘이 없지만

그래도 아직

새들이 노래하고

벚들이 꽃 피우는 소리

들을 수 있어요

개나리 노란 미소에 웃고

지는 벚꽃에 따라 울어요

보는 봄은 갔지만

다른 봄이 오고 있어요.

[겿]

아까시나무 꽃잎이 분분히 날리는 봄날 관악산의 계곡 옆에 앉자 당신을 기다립니다. 계곡 물 위로 꽃잎들이 흘러 갑니다. 천국에 조금 어두운 구석이 있다면 지금 이곳일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함께 하는 곳은 항상 봄입니다. 당신이 함께 있는 곳이 바로 천국이라는 것을 나이들어 움직일 수 없을 때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남은 봄은 당신과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같은 시각, 같은 장소, 같은 사물을 보아도 생각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같은 사람이라 해도 기울기를 조그만 기울여도 세상은 다르게 보입니다. 다양하고 많은 것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가지 사물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인식하는 것도 상대를 이해하는 힘이 됩니다. 나무의 죽음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전혀 다르게 인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