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by 물냉이

수심


물 위에 마음 띄워 보냅니다

올해는 봄이 저렇게 퍼졌어도

뒷산 진달래 한번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승부 가는 길 돌배꽃도 한창일 텐데

서울 한 모퉁이에서 전세값

오르는 소식만 들으며 삽니다

창덕궁에도 봄이 한창이래는데

매일 늦은 밤까지 tv 채널만

돌려댑니다

흐르는 물에 내 꽃잎 흘려보냅니다

꽃잎마다 춘.색. 몽. 청

생각나는 글자들을 적었습니다

오늘밤엔 유난히 갈증이 납니다

어느 골짝 현호색이며 어느 능선

한계령풀들이 언제였던가요

무엇이 사는 거라고 이렇게

독수공방일까요.

내일은 안부전화라도 드려야겠습니다

저 물에 다시 꽃잎 띄워 봅니다.


우리는 참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쉴틈도 없이 살지만 아직 여유롭지는 않습니다. 한30년 일해 환갑이 넘으면 여유가 생길까요.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자 했는데 눈치만 보다 한해두해 흘러버렸습니다. 야광나무 화사한 시골의 툇마루에서 하늘에 뜬 별을 헤아린 적이 언제였을까. 나는 지금 나의 시간을 선택해야 합니다. 무엇이 정말 내 삶을 위한 것인지 다시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