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물이 빠질까요
이미 깊게 물들었는데
보라의 밑그림에
노랑으로 그린 꽃들이 지면
연분홍 분홍의 꽃잎 날리고
봄내 쌓은 정은 그렇게
사월의 비에 흘러 내려요
꽁꽁 얼었던 마음들
고로쇠 올리는 물에
녹아 풀어지고
음나무 가시를 뚫고
초록이 피어 올라요
소리없는 봄들의 아우성에
세상이 다시 물들어 가요.
꽃들에게만 봄이 오는 줄 알았습니다. 흥청망청 써대는 벚꽃잎들에 설움이 옹글 거렸습니다. 지들 잔치인줄만 알았습니다. 고개 돌리고 눈감아 외면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한순간 내 몸에서 초록이 피었습니다. 봄비따라 스멀스멀 생명들이 기어 올랐습니다. 아 봄이면 다 되는 것 이었습니다. 그렇게 소리없이 봄이되어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