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열면 보이는 것들, 쟁기질과 써레질

by 물냉이

백로가 따르는 이유


모내기철이다. 물을 댄 논에서 트랙터를 이용해 쟁기질이 한창이다. 백로와 황로가 쟁기질하는 트랙터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느라 부산하다. 갈아 업은 논흙 안에는 새들이 좋아하는 먹잇감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미꾸라지나 지렁이, 땅강아지 같은 생물들이 흙 속에서 드러나게 된다. 먹잇감이 있는 곳에 새들이 모이듯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이권이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쟁기질을 하는 이유는 흙을 뒤집어 양분이 고루 섞이게 하고 이미 들어온 다른 식물들을 제거하는 목적이 있기도 하다. 당하는 식물의 입장에서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는 필요한 일이다. 세상을 살다가 마주하는 일중에 많은 것이 서로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하늘을 품는 써레질


쟁기질을 하는 논이 있는 반면에 옆의 논에서는 써레질이 한창이다. 이미 써레질을 마친 논들도 꽤나 많다.

써레질은 쟁기질을 해 일어나 있는 흙을 잘게 부수어 흙을 부드럽게 하고 논바닥을 편평하게 다듬어 모내기를 쉽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써레질을 하면 물이 외부로 유실되는 걸 막아 주고 벼가 고르게 자라게 해 준다.

써레질은 논의 상태에 따라 조금 다르게 해주는데 물이 잘 빠지는 논은 곱게 써레질을 해 물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도록 한다. 써레질을 며 논의 상태를 살피듯 우리가 세상 살아가는 일또한 잘 살펴봄이 필요하다.

만나는 사람들을 잘 살펴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는데 살아 보니 그게 쉽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써레질이 끝난 논에는 가만히 하늘이 들어앉아 있다. 가끔 푸른 하늘처럼 맑은 사람을 만날 때가 있는데 그사람은 자신의 마음의 논에 써레질을 마친 사람이다. 나도 하늘을 담는 작은 그릇이라도 되어야 하는데 길이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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