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서서
습지의 경계에서 사는 식물들이 있다. 그들은 늘 반대되는 환경이 주는 두려움과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하며 살아간다. 비가 오면 땅 위의 식물들이 걱정에 빠지고 가뭄이 들면 물속의 식물들은 말라죽을까 고민하게 된다. 맑은 날에는 같은 환경에 있는 다른 식물들의 견제와 시기를 이겨내야 한다. 사는 것이 쉽지 않은 세상이다.
삶의 무게
물가에 있는 토끼풀들이 비를 맞아 잎에 무거운 빗물을 짊어매고 있다. 잎은 흔들거리고 잎을 바치고 있는 줄기는 힘에 겨워 떨리고 있다. 세상 참 살기 힘들다. 그래도 억지로 참고 견뎌야 할까. 그런데 가만히 보니 빗방울이 많이 쌓인 잎은 빗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옆으로 기울어지며 빗물을 쏟아낸다. 그리고 나선. "그리고 나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리는 빗방울이 다시 조금씩 잎 위에 방울방울 맺히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를 힘들게 하고 괴로움에 지쳐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무거웠던 짐을, 그냥 짐으로만 받아들이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다. 토끼풀 위에 쌓인 물방울이 잎을 휘청거리게 했지만 그것은 그냥 빗방울일 뿐이었다. 아무리 그 무게가 무거워도 잎을 갉아먹거나, 검게 타버리게 하지 못했다. 그냥 잎을 조금만 기울이면 다 쏟아져 버리는 물방울일 뿐이었던 것이다.
비가 다시 내린다. 하지만 비는 오래가지 않아 그칠 것이고, 다시 강렬한 햇빛이 세상을 비출 것이다. 세상의 무거운 짊이 나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 더 나를 해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