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실잣밤나무
완도항 들고 나는 뱃머리에
미운정 고운정 다 떠나 가더니
완도타워 끄트머리에 남아
바람가르던 구실잣밤나무
땟밤 투둑굴러
중앙시장 제일청과 좌판에 앉아
세상 살아보니 별것없더라
고만고만 한것 맛좋으면 그만이더라
훌쩍 뛰어 바다에 몸던진 놈은
이리저리 파도에 밀리다
주도 모래톱에 뿌리 내리더니
참식나무,돈나무, 사스레피나무
소사나무,생달나무,빗죽이나무
어울더울 남해바다 꿈숲 되었네
[겿] 청산도를 가려면 완도항에서 배를 타야합니다. 청산도 들렀다 나오는 길에 시장에 들러 구실잣밤나무 열매를 샀습니다. 이곳에서만 짧은 기간 살수 있는 구실잣밤나무 열매는 밤이나 잣처럼 맛있지는 않지만 구수한 추억을 까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껍질을 까먹는 방법은 열매를 갖다 방안에 놓아두면 껍질이 마르면서 벌어집니다. 그러면 손톱으로 열매의 벌어진 틈을 벗겨내면 쉽게 먹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썼던 '주도'라는 시를 함께 올려봅니다
주도
완도항 선착장에 술푸는 나그네야
청산도 기다리다 술에 빠져 주도냐
후박나무, 참식나무, 붉가시나무,
다정큼나무, 감탕나무, 팽나무,
줄줄이 구술꿰어 주도냐
입도하는 사람이야 설레어서 얼굴붉고
섬나오는 사람이야 술에취해 얼굴붉다.
궁둥이에 군불땐 나그네는 어이해 그리붉나
가도 좋고, 와도 좋고
세상 사는 것이 한가지라
술을 푸나, 정을 푸나
오늘 밤엔 남해바다 모두다 술로 담궈
섬섬이 취해버린 주도나 만들꺼나.
2011.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