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꽃

by 물냉이

꽃은 져도 향기는 남는 걸

모르는 것 아닌데

그래도 꽃이었나 보다

시든 잎 보며 눈물 흐르는 걸

눈을 감으면 안되는가 보다

이슬 내린 가을 아침

영롱했던 햇살

다 어디가고 축축한 어깨뿐

십이월 찬바람이 마른 꽃잎

흔들며 지나가면

꿈이었나 보다

돌아 앉아 쉰 목으로 청춘을 부르다

이제 잠시 풀잎처럼 땅에 누워

서릿발 오르는 겨울밤을

보내야 하나보다

잔향에 기대어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