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어
밥상에 놓인
병어 무침 한 접시에 젓가락을 댈 때마다
물어보고 싶은 마음을 눌러 놓았다
밝은 모습 보았으니 건강할 것이라고
지레짐작으로 스스로를 두둔했다
아삭 거리는 양파가 몽글거리는
병어살에 감칠맛을 더해주듯
맥주 한잔에 청춘의 열정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라고 위로하였다
다숲에 노란 수선화 꽃 피울 때
막걸리 사발에 벚꽃 띄우고
상춘곡 한 소절이라도 읊어 보자고
약속을 흘리며 이별을 만남으로 바꾸었다
걷기여행자. 싱거우면서 쌉사름하고, 납작 깔리다 불처럼 일어서기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