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동백
언제고 그리우면 오라 했지요
왕지 벚꽃 분분하면 도다리쑥국 끝물이라고
금산 노각나무 꽃 피우면 꽃차 한잔에
두런두런 앵강다숲 걸어보자 했지요
동백꽃 지면 덜컥 그리움도 깊어진다고
다랭이논 유채, 돌담에 물들어
산자락 마늘밭 유자 꽃봉오리 부풀면
송정 숲 모래바람에 마음 흔들며
수제맥주 한잔에 고래를 쫓자 했지요
언제고 외로우면 보자 했지요
순천역 내리면 마중 나가겠노라고
섬진강 하구 지나 노량대교 건너기 전
죽방 멸치에 독한 소주 한잔 사겠다고
철은 철대로 날은 날대로
차 버리고 권커니 자커니
몇 날 며칠 섬에 절고, 꽃에 절고
사람 없는 사랑에 절어 보자고
남해 동백 핑계 삼아 수작질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