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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남해 동백

by 물냉이

남해 동백


언제고 그리우면 오라 했지요

왕지 벚꽃 분분하면 도다리쑥국 끝물이라고

금산 노각나무 꽃 피우면 꽃차 한잔에

두런두런 앵강다숲 걸어보자 했지요


동백꽃 지면 덜컥 그리움도 깊어진다고

다랭이논 유채, 돌담에 물들어

산자락 마늘밭 유자 꽃봉오리 부풀면

송정 숲 모래바람에 마음 흔들며

수제맥주 한잔에 고래를 쫓자 했지요


언제고 외로우면 보자 했지요

순천역 내리면 마중 나가겠노라고

섬진강 하구 지나 노량대교 건너기 전

죽방 멸치에 독한 소주 한잔 사겠다고


철은 철대로 날은 날대로

차 버리고 권커니 자커니

몇 날 며칠 섬에 절고, 꽃에 절고

사람 없는 사랑에 절어 보자고

남해 동백 핑계 삼아 수작질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