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빈집

by 물냉이

빈집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기 싫어

방을 나가지 않았다

새 물건들이

택배 상자와 함께 구석을 채우고

버리지 못한 문구류처럼

쓰지 못한 감정들이

설합들의 빈 공간을 채웠다

언제였을까

따스하게 지어진 밥을 먹어 본 적이

기억은 있지만 떠올리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마트에 들렀다 집으로 가는 길에

보름달이 하늘에 구멍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