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을 기다리며
때가 되면 일어서는 식욕
메뉴없이 익숙함을 주문하고
노란무를 씹으며 기다린다
죽순과 양파,
쭈꾸미와 홍합이 불길 속에서
사육제의 춤을 추며 내어 놓는 국물
그 얼큰함에 늦은 밤을 기댄다
옆자리에는 볶음밥이 나오고
짜장면에 탕수육이
교과서가 되어 이과두주를 부르는데
궁색해진 나의 탁자는 침을 넘기며
두꺼비 한 마리 잡을 생각을 한다
휴지를 꺼내고 수저를 놓으며
가까운 미래를 가불하고
정수기 물로 정성을 다한다
쟁반에 담겨 김을 올리는 짬봉에
잠깐 생의 목표를 담금질해 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