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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이 바람에게

by 물냉이

아침이 바람에게


가끔 나는 생각해

너의 손길이 오늘 하루를 어떻게 꾸밀까를

작은 스침에도 흐느적거리는 일상이지만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건 내 몫이지

창을 열고 깊이 숨을 쉬면

두둑 너머 들꽃들이 피고 휘파람새

병꽃나무 가지에 앉아 노래 부르지

오늘 하루도 사시나무 가지 끝엔

즐거운 웃음소리 가득하고

청보리밭 돌아가는 농부의 밀짚모자 너머

파란 하늘이 구름을 싣고 한들 거리지

그런 게 다 행복이라고

작은 잎들도 흔들리며 크는 거라고

먹구름에 비를 맞으며 어린 층층나무는

꽃 피울 봄을 기다리지

생각해 나는 종종

소리 없이 다가와 흔들어 놓은 일상도

저녁 하늘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밤새 빛나는 별들을 깨우듯

오늘 하루도 꽃으로 피어나는 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