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음에서
청춘은 바다를 그리워해
끝없이 노래 부르며 파도를 넘었고
소쩍새 우는 오월이면
숲이 보이는 오두막 마당에 둥굴레
꽃을 피웠다
상수리나무 꽃 달면 봄비 내리라고
갯골 지나 백합 캐러 가는 길
기도처럼 소원을 빌고
아버지는 그렇게 늙어 가셨다
곰솔 밭에 소슬한 바람이 불고
노을 따라 갈매기들 갯벌을 오르내리면
천천히 어둠에 익숙해진다
걷기여행자. 싱거우면서 쌉사름하고, 납작 깔리다 불처럼 일어서기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