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도하기
밤을 새울것 같던 소쩍새도 지쳐 잠이들고
짙어지는 물안개에 강물의 주름이 지워지면
조각배에 시동을 켜고 강을 건넌다
뱃머리에 일어서는 물살을 따라 어둠이 튀고
하늘에서는 유성들이 해변의 폭죽처럼
일어섰다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언제 아침이 올까.
밀잠자리의 수채
명아자여뀌 줄기 따라 오르면
날개 말릴 시간이 필요해
해를 바라며 하늘의 길을 그려 본다
단단해진 모래를 따라 걸으며
달뿌리풀 껑충 거리는 곳에 앉아
고라니 발자국을 되새기면
어제는 일상이 불어난 물을따라 일어서고
오늘은 작은 돌들이 뜨거워 질때까지
버드나무는 바람에 살랑거릴 것이다.
강을 건너거나 머물거나
뻐꾸기는 갈대숲을 지나
느티나무 마른가지 끝에서 여름을 노래하고
애기부들들은 강물에 다리를 담그고 피처링이다
물안개 옅어지고 흙탕 섞인 물살이 빨라져도
망설일 수 없는 시간이다.